동의도 없이 기사에 실린 '내 사진' 삭제하는 단계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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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도 없이 기사에 실린 '내 사진' 삭제하는 단계별 방법

2020. 03. 05 17:51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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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받고 있는 학생들, 허락 없이 찍고 기사에 실어

성희롱 및 조롱 댓글에 정신적인 피해

무단으로 실린 사진, 빠르고 당당하게 삭제 요청하는 방법

뉴스 기사를 둘러보던 중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사진이 기사에 실려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악플'을 단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저렇게 못생긴 애들은⋯ 성교육할 필요 없다."


뉴스 기사를 둘러보던 중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사진이 기사에 실려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기사 아래에는 온갖 조롱 댓글이 줄줄이 달려있었다. 외모 '품평'(좋고 나쁨을 평함)은 기본이었고, 성희롱 발언까지 이어졌다.


이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고등학생 A양은 친구들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때 취재 목적으로 인터넷 신문 기자 한 명이 수업을 참관했다. 그 기자가 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학생들의 동의를 미리 구한 일은 없었다.


이렇게 기사에 무단으로 사진이 실린 것도 황당한 데 해당 기사의 악플을 보고 충격을 받은 A양.


현재 A양은 기사에서 사진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해결방법이 있는지 변호사들과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가 펴낸 '2018년도 언론중재 사례집' 등을 통해 알아봤다.


무단으로 기사에 실린 내 사진, 삭제하려면?

내 허락 없이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기사에 실은 행위는 제재할 수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급박하게 사진을 내려야 한다면 가처분을, 완전히 사건을 종결시키려면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밟으면 된다.


① 법원에 '가처분' 신청

A양은 우선 법원에 기사를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다.


법무법인 승우의 변형관 변호사는 "게시물을 가리는 가처분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처분은 법원에 어떤 행위를 임시로 해달라는 요구를 말한다. 법원이 A양의 요청을 받아줄 경우 기사는 일시적으로 가려진다.


다만 기사 때문에 A양이 입은 피해가 현저하거나 급박한 위험 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②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 신청

가처분 신청은 '급한 불을 끄는 행위'에 가깝다. 완전히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


언중위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다. 언중위는 언론 보도로 인한 분쟁을 중재·조정하는 일을 한다.


실제 언중위 사례를 보면 A양과 유사한 사건이 많았다. 시민의 사진을 찍어 허락을 받지 않고 기사에 올린 경우다.


이런 경우 위원회는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사안을 해결했다. 대부분은 문제가 된 사진의 열람⋅검색을 차단하기로 하거나,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됐다.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한 뉴스통신사는 폭염에 양산을 쓴 남성의 사진을 올리며 '양산 남성족이 등장했다'고 4차례 보도했다. 해당 남성의 동의는 없었다.


해당 남성은 언중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뉴스통신사는 결국 해당 사진을 모두 교체하거나 내렸다. 또 "향후 SNS 등에 이 사진이 전파될 경우 사진의 열람⋅검색 차단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례들을 보면, 언론사는 주로 "암묵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언중위에서 받아들여진 경우는 적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입학생 추첨식 보도에서 B씨가 추첨기를 돌리는 모습이 동의 없이 보도된 경우다. 이를 보도한 지역신문사는 B씨가 사진 촬영에 대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촬영 동의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동의를 명시적으로 받았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결국, 이 신문사는 B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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