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와 또 같은 교실?…학교가 ‘분리’했는데 교육청은 왜 ‘되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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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가해자와 또 같은 교실?…학교가 ‘분리’했는데 교육청은 왜 ‘되돌렸나’

2025. 06. 17 10:1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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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가해자 성장 고려’ 이유로 분리 조치 제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학교가 내린 '분리' 조치를 교육청이 뒤집으면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다시 같은 반에 다니는 상황이 벌어졌다. 피해 학생 측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며 울분을 터뜨렸고, 학교 현장마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의 '이례적' 분리, 교육청 결정에 '무력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1학년 A양은 지난 4월, 같은 반 남학생 2명에게 여러 차례 학교폭력을 당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학교 측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학폭위)가 열리기 전, 자체 전담기구를 통해 가해 학생들의 '학급 교체'라는 이례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악몽 같던 시간이 끝날 것이라 믿었던 A양과 학부모의 기대는, 교육지원청 학폭위 결정으로 산산조각 났다.


이달 4일 열린 관할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가해 학생들에게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1호 조치) ▲접촉·보복행위 금지(2호 조치) ▲학교 봉사 5시간(3호 조치) 처분만을 내렸다. 학교가 결정했던 강력한 분리 조치인 '학급 교체(7호 조치)'는 사라졌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가해 학생의 처벌보다는 올바른 성장과 교육적 관점에서 위원들이 전문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밝혔지만, A양 측은 절망에 빠졌다. A양 학부모는 언론을 통해 "우리 딸은 지금도 계속 힘들어하는데 다시 같은 교실에서 생활해야 한다니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고 호소했다.


"방법이 없지 않다"…법이 A양에게 주는 3가지 카드

그렇다면 A양과 학부모는 이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걸까.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은 피해 학생의 권리 구제를 위한 여러 장치를 두고 있다.


① 행정심판·행정소송: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기회

정공법은 학폭위의 결정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학폭위의 조치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또는 그 조치가 있음을 안 날부터 10일 이내에 관할 시·도에 소속된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는 "이번 결정이 폭력의 심각성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고, 피해자 보호라는 대원칙을 외면했으니 다시 판단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절차다.


행정심판으로도 구제받지 못하면,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원에서는 학폭위의 결정이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거나 다른 사안과 비교해 현저히 불공평했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이번 사건처럼 "학교가 이미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학급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학폭위가 합리적 이유 없이 이를 뒤집은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해볼 수 있다.


② 피해학생 보호조치 요청: '즉각적인 분리'를 다시 요구

소송은 시간이 걸린다. 당장 아이가 겪을 고통이 두렵다면, 학교에 직접 '피해학생 보호조치'를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는 피해 학생을 위해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학급 교체 등 다양한 보호 조치를 규정한다.


A양 측은 학폭위 결정과 별개로, "가해 학생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니, 법에 따라 우리 아이의 학급을 교체해달라"고 학교장에게 정식으로 요청할 수 있다. '접촉금지'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같은 반에 배정된 것 자체가 조치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근거가 된다.


③ 집행정지 신청 병행: '결정 효력'을 잠시 멈추는 전략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학폭위 결정의 효력이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멈춘다. 즉, '학급 교체 불포함' 결정의 효력을 잠시 멈추고, 그사이 학교장에게 가해 학생과의 분리를 다시 요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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