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인데,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 들어오면 보증금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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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만기인데,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 들어오면 보증금 준다”고 합니다

2026. 09. 04 14:0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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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일은 9월, 반환은 10월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세 계약 만료를 5개월 앞두고 집주인에게 퇴거 의사를 밝힌 세입자 A씨. 계약 만료일에 맞춰 이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주인에게서 황당한 통보가 왔다. 새로운 세입자와 가계약은 했지만, 그 사람의 입주일이 10월이라 전세보증금을 그때 가서야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A씨는 당장 이사를 해야 하는데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활용하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집주인의 사정만으로 보증금 반환을 미뤄도 되는 걸까?


“새 세입자 입주일에 맞춰 주겠다”…법적으로는 정당한 사유 아냐


결론부터 말하면, 새로운 세입자의 입주 일정은 기존 세입자에 대한 보증금 반환을 미룰 법적 이유가 되지 못한다.


변호사들은 임대차 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면, 임대인은 새로운 임차인의 보증금 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푸름 법률사무소의 이푸름 변호사는 "후속 임차인의 입주일이 늦다는 사정만으로 반환기일을 임의로 연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돈을 받아 주겠다는 사정은 A씨가 기다려야 할 법적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만약 약속된 날짜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임대인은 이행지체 책임을 진다. 법무법인 테헤란 황인 변호사는 "만기일에 반환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며, 그 이후는 이행지체로 지연손해금 청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보증금 지키는 보호 장치 '임차권등기명령'…신청은 '만기 이후'부터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가야 할 때 세입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제도가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이 등기가 완료되면 다른 곳으로 이사해 전입신고를 하더라도 기존 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


다만, 신청 시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임차권등기명령은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신청할 수 있다. A씨의 경우 계약 만료일이 지나고도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신청이 가능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명령은 원칙적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후 신청하는 절차"라며 "반환되지 않으면 즉시 신청할 수 있도록 계약서 등 서류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장 흔한 실수…등기 '완료' 확인 전에 이사하면 큰일


변호사들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으로 '이사 시점'을 꼽았다. 법원에 신청만 해놓고 바로 이사하면 모든 권리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는 신청이나 결정만으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등기부에 기입되어야 한다"며 "그 전에 주소를 옮기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는다. 보증금을 못 받게 되는 가장 흔한 실수가 이 순서를 바꾸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도 "법원의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만 받은 상태에서 이사하면 위험하므로 등기부에 실제 임차권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후 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기 완료까지는 통상 2주 안팎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약속한 12일 뒤에도 안 준다면…소송과 압류도 가능


A씨의 경우 12일 뒤에 보증금을 주겠다는 약속이 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신은정 변호사는 "반환일과 지연이자를 문자로라도 명확히 남겨 두라"고 조언했다.


만약 최종적으로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지급명령을 신청하거나 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집행권원을 확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만료일까지 반환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으로 대응하고, 미반환 시 임차권등기명령과 보증금반환청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한 회수 경로"라며 "승소 판결을 근거로 임대인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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