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합의 끝" 공증까지 받았는데…돌연 "위자료 내놔" 소송 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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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합의 끝" 공증까지 받았는데…돌연 "위자료 내놔" 소송 건 남편

2025. 06. 16 11: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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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함께 작성한 이혼 합의서, 법원은 어떻게 볼까

변호사 "구체적 내용 담고 재판상 이혼에도 유효 명시했다면…뒤집기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하며 '더는 위자료도, 재산분할도 없다'고 공증까지 마친 남편이 돌연 말을 바꿔 소송을 걸어왔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도장 찍은 합의서는 휴지조각이 되는 걸까.


3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요리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다 문득 외로움을 느껴 시작한 소개팅에서 운명의 짝을 만났다고 믿었다. 상대는 다름 아닌 한식 요리사. 같은 길을 걷는다는 동질감에 이끌려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고, 이탈리아 음식과 한식을 아우르는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음식 취향만큼이나 달랐던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혼 2년 만에 이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깔끔하게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고 이혼 합의서를 작성해 공증까지 받았다.


합의서에는 ▲서로 이혼에 합의하고 ▲위자료는 청구하지 않으며 ▲재산분할로 아파트는 아내(A씨)가, 가게 권리금과 보증금은 남편이 갖고 ▲그 외 재산·채무는 각자 책임지며 ▲과거 일로 어떤 법적 청구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협의이혼 이후에도 이 합의는 그대로 유효하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협의이혼 절차가 마무리되자, 남편은 돌변했다. A씨를 상대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낸 것이다.


위자료 청구, 법적으로 불가능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안은경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해당 사례에 대해 남편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안 변호사는 "합의서에 '위자료를 서로 청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것은 법적으로 '부제소합의(不提訴合意·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이러한 합의에 반해 제기된 위자료 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법원에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각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주장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구체적 재산분할 합의 있었다면 존중돼야

재산분할 청구 역시 마찬가지다. 통상 이혼 전에 섣불리 작성한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재판에서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다르다는 게 변호사의 분석이다.


안 변호사는 "사연자의 합의서는 단순히 재산분할 청구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분할 대상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자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재산을 나눈 것으로 보이고, '재판상 이혼의 경우에도 유효하다'고 명시한 점이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우리 민법(제839조의 2 제2항)은 당사자 사이에 재산분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법원이 개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 변호사는 "이미 유효한 협의가 성립했으므로, 남편의 재산분할 청구 역시 소송의 이익이 없어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실제로 파탄에 이르렀다면 이혼 자체는 법원에서 인정될 수 있다. 안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 제6호(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따라 재판상 이혼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공증까지 받은 구체적인 이혼 합의서는 법적으로 강력한 효력을 가지므로 일방적으로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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