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 '이곳'에 주차했다간 과태료 50만원 냅니다
운전자들 '이곳'에 주차했다간 과태료 50만원 냅니다
얌체주차 보면 안전신문고 앱 켜세요

전국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진행된 20일, 전북 전주시 모래내시장 주변 모습. /연합뉴스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했다가는 과태료 50만원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최근 광주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소방차 전용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차주들에게 각각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불법 주차 한 번의 대가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과태료 50만원?…안전신문고에 찍힌 주민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907세대 규모의 광주 북구 한 아파트다. 광주 북부소방서는 이 아파트에서만 작년 한 해 동안 73건의 소방차 전용구역 불법 주차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놀라운 점은 신고자 대부분이 다름 아닌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주민들은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위반 차량을 직접 촬영해 신고했다.
이 아파트는 2018년 8월 개정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가 의무화된 곳이다. 법은 전용구역에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는 행위에 대해 1회 위반 시 50만원, 2회 이상부터는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토록 강력한 법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2017년,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있다. 당시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소방차의 진입을 30분 이상 가로막았고, 이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다시는 이런 비극을 반복하지 말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법 개정을 이끌었다.
하지만 법의 칼날은 무디다. 법 개정 이전에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아파트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주 지역 922개 아파트 단지 중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곳은 고작 43곳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낡은 아파트 단지는 여전히 불법 주차의 무법지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뛰는 소방관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현행법상 화재 진압을 위해 위급하다고 판단되면 소방차는 불법 주차 차량을 강제로 밀어내거나 파손할 수 있다. 하지만 구축 아파트의 경우, 애초에 주차 자체가 법적 위반이 아니기에 섣불리 차량을 훼손했다간 기나긴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소화전 옆 5m도 지뢰밭…무심코 댔다간 8만원
위험은 소방차 전용구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로 위 '붉은 선'으로 표시된 소화전 주변 5m 이내 구역 역시 절대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이곳에 주차할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승용차는 8만원, 승합차는 9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어린이보호구역 다음으로 높은 과태료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여전히 소화전을 가로막은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없거나, '잠깐인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만연한 탓이다. 더 좁고 낡은 아파트일수록 소방차 진입로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은 시민 누구나 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앱을 실행한 뒤, 위반 차량의 번호판과 소방차 전용구역임을 알 수 있는 황색선이 함께 나오도록 1분 간격을 두고 같은 위치에서 2장의 사진을 촬영해 첨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