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칭’ 유령 주문 주의보…총장 직인까지 위조했다
‘대학 사칭’ 유령 주문 주의보…총장 직인까지 위조했다
광운대·고려대·한양대까지 사칭 피해 잇따라
사기·공문서 위조 등 중범죄 수사 확대

2025년 6월 25일, 한양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교직원 사칭 사기 주의 안내문. /한양대학교
대학 교직원을 사칭해 물품 대금을 가로채는 신종 사기단이 활개 치면서 상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위조된 총장 직인과 사업자등록증까지 보내는 대담함을 보였고, 경찰은 조직적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노컷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광운대학교 재무팀 직원을 사칭한 일당은 한 악기 업체에 접근해 "피아노를 구매하겠다"며 총장 직인이 찍힌 구매확약서까지 보냈다. A업체는 공문서를 믿고 사기범이 요구한 '케이블 구매 비용' 2천만 원을 송금했지만, 이는 모두 사기였다.
"고려대인데요, 와인 좀" 대학가 휩쓰는 '유령 주문'
피해는 광운대뿐만이 아니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고려대학교와 한양대학교 등 서울 주요 대학가에서도 교직원을 사칭한 유사 사기 시도가 잇따랐다. 고려대에서는 예산팀 직원이라며 수백만원대 와인을 주문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고, 한양대에서는 행사 대행업체에 접근해 특정 물품 구매를 유도하며 돈을 가로채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려대 측은 "교직원 사칭으로 정육점에서 외상으로 고기를 구매해 간 사실도 파악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현재 각 대학은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피해 예방에 나섰다.
단순 사기 아니다. 10년 징역 '공문서 위조'까지
이번 대학가 사기 사건은 범행 수법과 조직성을 볼 때, 단순 사기죄를 넘어 보이스피싱 범죄와 유사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우선, 사람을 속여 돈을 가로챈 행위 자체는 사기죄에 해당한다. 대학 직원을 사칭하고 허위 계약서를 보낸 것이 '기망행위(속이는 행위)'이며, 이를 믿고 돈을 보낸 업체들의 행위는 '재산상 처분'에 해당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국공립대학 총장 직인을 위조해 사용한 점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 이는 공문서위조죄와 위조공문서행사죄가 동시에 성립하는 대목이다. 두 죄 모두 최대 10년의 징역형이 가능한 중범죄다. 만약 사립대학 문서를 위조했다면 사문서위조죄가 적용된다.
만약 범행이 여러 명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으로 판단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한 전례가 있다(대법원 2017도8600 판결). 이 경우 단순 가담자라 할지라도 조직의 수괴와 비슷한 수준의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이 사건은 여러 범죄가 결합된 경합범으로, 가장 무거운 죄인 공문서위조죄나 사기죄를 기준으로 형량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공신력을 악용하고 영세 상인을 노렸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예상된다.
경찰 역시 "비대면 주문 시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확인 전화를 거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