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말하는 '몸캠피싱 협박' 대응법 "일단 무대응이 가장 좋고, 만약 대답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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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말하는 '몸캠피싱 협박' 대응법 "일단 무대응이 가장 좋고, 만약 대답했다면…"

2021. 04. 17 11:58 작성2021. 04. 23 17: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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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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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과 비슷한 부분 있어⋯해외에서 활동하는 조직원, 검거부터 어려워

변호사들 "가해자에 대한 무대응·경찰 신고 필요"

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보통 경찰 신고를 떠올리기 마련. 하지만 몸캠피싱 범죄의 경우 달랐다. 가해자의 협박성 연락에 본인 스스로 대처하려는 이들이 상당했다.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무대응 5일차"

"무대응 해보신 분 계시나요?"


'몸캠피싱' 피해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한 인터넷 카페가 있다. 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보통 경찰 신고를 떠올리기 마련. 하지만 몸캠피싱 범죄의 경우 달랐다. 가해자의 협박성 연락에 본인 스스로 대처하려는 이들이 상당했다.


특히 눈에 띄는 공통 질문은 대부분 돈을 요구하는 가해자의 연락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과연 이 방법은 효과적인 방법일까.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뤄본 변호사들과 알아봤다.


피해자의 영상을 빌미로 지속적으로 금전 요구하는 몸캠피싱

피해자와 가해자의 만남은 랜덤 채팅 등에서 이뤄진다. 대화 도중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화상 채팅을 제안한 뒤 신체 일부가 노출된 영상 등을 찍자고 유도한다. 피해자가 수락하면 가해자는 해당 모습을 녹화하고, 피해자에게는 미리 준비된 음란한 영상을 보여주는 식이다.


문제는 그다음. "목소리가 잘 안 들리니 이 파일을 설치해봐"라는 식으로 피해자에게 악성코드가 심어진 파일을 보내는 것. 이 파일을 클릭하는 순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가 해킹된다.


이후 가해자가 영상을 빌미로 "돈을 달라" "안 주면 지인들에게 영상 유포한다"고 협박하면 피해자는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상 유포가 두려운 피해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돈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성범죄 사건을 많이 다뤄본 고광욱 변호사(법무법인 한원)는 "가해자는 금전을 받은 것을 기회로 추가 금액을 계속 요구한다"며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오현의 유웅현 변호사는 "악랄한 경우엔 계속 돈을 받고 마지막에 영상을 유포한다"고도 했다.


엄연한 범죄지만⋯현실적으로 검거에 제약 있어

몸캠피싱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의 적용을 받는 범죄다.


성폭력처벌법에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①촬영(제14조 제1항)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해당 영상을 구실로 ②협박(제14조의 3 제1항) ③금전 요구(제14조의 3 제2항) ④유포하는 행위(제14조 제2항) 또한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처벌이 이뤄지기까지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분석한다. 피해자들이 수사기관 신고 대신 혼자 끙끙 앓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선 최대 난제는 '검거의 어려움'이었다. 몸캠피싱은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범죄가 이뤄진다. 조직원들은 피해자와 해외 전화로 연락하고 돈은 대포통장으로 받는다. 가해자를 특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아 이런 점에서 '보이스피싱'과 비슷하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한원의 고광욱 변호사, 법무법인 오현의 유웅현 변호사, 법무법인 오현의 이고은 변호사. /로톡DB
(왼쪽부터) 법무법인 한원의 고광욱 변호사, 법무법인 오현의 유웅현 변호사, 법무법인 오현의 이고은 변호사. /로톡DB


경찰 출신이기도 한 유웅현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사건처럼 인출책을 잡고 그 윗선으로 거슬러 올라가 서버 운영자를 잡아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조사했는데) 조직원 위치가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나오면 방법이 없고 해외 공조수사가 안 되면 사실상 검거가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몸캠피싱은 지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17.8배 급증했다. 하지만 검거율은 최근 3년 내내 20%대다. 고광욱 변호사는 "(조직원들이) 대부분 해외, 특히 중국 서버를 이용해서 일선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검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검거도 어렵긴 하지만 신고율도 낮다. 신고해도 못 잡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검찰 출신의 이고은 변호사(법무법인 오현)는 "많은 사람들이 몸캠피싱 가해자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신고나 고소를 망설인다"고 했다.


또한 피해자 입장에선 누군가와 성적인 내용으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유웅현 변호사는 "피해자가 스스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알리기 어려워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했다.


정말 무대응이 최선일까?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로톡뉴스는 의견이 분분한 '무대응'이 도움이 되는 방법인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고광욱 변호사는 "처음부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돈을 준다고 해서 피해자의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무대응' 하는 게 맞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꼭 필요한 게 '경찰 신고'라고 했다.


이고은 변호사는 "(무대응으로) 돈을 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에 즉시 신고할 것을 권한다"며 "유사 사건에서 피의자들이 검거되고 있고 사이버수사팀에서 해당 사진이나 영상의 유포를 막는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취하기 때문에 즉각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웅현 변호사는 "보이스피싱의 경우 인출책을 잡고 CC(폐쇄회로)TV를 일일이 확인한 뒤 동선을 파악해 잡는다"며 "사회적 관심도 높아 경찰청 내부에서는 조직적으로, 적극적으로 수사한다"고 했다.


몸캠피싱의 경우도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일망타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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