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특별시? 충대특별시? 통합 이름 전쟁, 법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
대충특별시? 충대특별시? 통합 이름 전쟁, 법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
지방자치법상 국회 동의 필수
부정적 어감 '대충시', 법적 기준 통과 난망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가 24일 대전시청 세미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의 통합 논의가 뜨겁다. 그런데 가장 먼저 부딪히는 난관은 바로 이름이다. 두 지역의 앞 글자를 따서 '대충시' 혹은 '충대시'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충시'는 안 된다? 법이 정한 이름 짓기
대충시, 충대시처럼 단순히 글자를 합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지방자치법 제5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명칭 변경이나 통합 시 반드시 국회에서 제정하는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어떤 이름이든 국회의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54조 제1항은 명칭 결정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 역사성: 지역의 역사적 배경과 전통
- 지리적 특성: 지역의 위치와 특성
- 통합의 상징성: 새로운 출발과 발전의 의미
- 독음 및 의미: 발음하기 쉽고 좋은 뜻을 담아야 함
'대충시'나 '충대시'는 발음상 부정적인 의미를 연상시킬 수 있어 법적 기준, 특히 '독음 및 의미' 부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충남대전특별시'와 같은 복합 명칭이나 공모를 통한 새로운 이름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 통합의 교훈…이름 하나에 울고 웃는 지역 민심
2010년, 마산·창원·진해가 통합되어 창원시가 탄생했을 당시 통합 시의 명칭을 두고 마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통합 당시, 명칭은 '창원시'로 하되 시청사는 마산이나 진해에 두기로 합의했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시청사마저 창원에 두기로 결정되자, 마산 지역 주민들은 "합의 위반"이라며 조례 무효확인 소송까지 제기했다.
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은 시청 소재지 결정이 주민들의 구체적인 권리나 이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지역명이나 시청사 위치로 인한 상실감이나 자부심 훼손은 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 사례는 지역명 결정이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과 직결된 민감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대전·충남 통합 과정에서도 제2의 '창원시 사태'를 막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한편, 이름 논란과 별개로 정부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행정안전부는 24일 11개 부처 실·국장을 소집해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범정부적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민재 차관은 "이번 통합이 지방 소멸 극복의 모범 사례가 되어야 한다"며 각 부처에 파격적인 특례와 인센티브 발굴을 주문했다. 명칭을 둘러싼 지역 내 진통과 정부의 속도전 사이에서, 통합특별시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