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농부, 멧돼지 덫에 감전사...설치자 경찰 조사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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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농부, 멧돼지 덫에 감전사...설치자 경찰 조사 확실시

2025. 09. 03 10:4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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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 지키려던 전기울타리'가 흉기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남 해남의 한 고구마밭, 평생 흙을 일구며 살아온 60대 농부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던 그는 결국, 멧돼지 퇴치를 위해 밭 주변에 설치된 전기울타리에 감전되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시설이 오히려 농부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인 사건이다.


이 사고는 농촌에 만연한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울타리의 안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과연 이 치명적인 '덫'의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농작물 지키려던 '선', 목숨 앗아간 '악'으로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해지면서 농촌에서는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울타리 설치가 늘고 있다. 「농어업재해대책법 시행령」에 따라 재해 예방시설로 규정돼 있지만, 문제는 안전관리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멧돼지 퇴치용 전기울타리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수준의 전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울타리 주변에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가 없거나, 접근을 막을 추가적인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해남 사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농부의 생명을 앗아간 전기울타리는 정작 그를 보호할 아무런 안전장치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


법조계는 이 사건을 단순 사고로 보지 않는다.


전기설비 설치자에게는 인명 피해를 막을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대법원 판례는 전기설비가 법적 기준에 따라 설치되었더라도, 주변 환경 변화에 따른 추가적인 안전 조치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농촌에 설치된 전기울타리는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곳에 인접할 수 있어,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안전은 돈이 아니라 생명이다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첫째, 전기울타리 설치자에게 민사상 책임과 형사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다. 전기울타리가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면, 민법상 공작물 소유자 책임이나 불법행위 책임이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될 가능성도 있다.


  • 둘째, 피해자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는지 여부다. 과거 판례들은 피해자가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가해자의 책임을 일부 제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경우, 농부가 자신의 밭에서 일하다 변을 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과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법원은 전기울타리 설치자가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하고도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고 표지, 접근 방지 울타리, 누전차단기 등 최소한의 안전 장치조차 갖추지 않았다면 설치자의 책임은 무거워진다.


농촌의 안전불감증, 이대로 괜찮은가

해남의 비극은 농촌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다.


농작물 보호라는 명분 아래, 인명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실이다.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울타리에 대한 명확한 설치 기준과 관리 규정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예방책을 제안한다.


  • 저전압 펄스형 전기울타리 사용 의무화: 사람에게 치명적이지 않은 전압을 사용하는 울타리로 교체해야 한다.


  • 경고 표지와 접근 제한 울타리 의무 설치: 전기울타리 주변에 위험성을 알리는 표지와 사람의 접근을 막는 이중 울타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 정기적인 안전 점검과 관리: 설치 후에도 지속적인 점검과 유지 보수를 통해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농작물 보호와 인명 안전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농부의 땀과 생명을 모두 지키기 위한 제도적, 인식적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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