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크림 발랐다고 손님 쫓아낸 카페…사장님의 퇴장 명령은 정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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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크림 발랐다고 손님 쫓아낸 카페…사장님의 퇴장 명령은 정당할까

2026. 01. 09 11:56 작성2026. 01. 09 16:52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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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서 "커피 향 방해된다"며 쫓겨난 부부

즉각 퇴장은 명백한 권리 남용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죄송하지만 나가주셔야겠습니다. 우리 카페는 커피 향을 방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거든요."


한 유명 카페를 찾은 40대 부부 A씨는 귀를 의심했다.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며 건조한 손에 핸드크림을 조금 발랐을 뿐인데, 사장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퇴장 통보를 받은 것이다.


3시간을 달려 찾아간 곳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 과연 카페 사장의 '향기 철학'은 손님을 쫓아낼 권한이 될 수 있을까? 7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진 이 논란, 법의 잣대로 들여다봤다.


"내 가게니까 내 맘대로" 사장님의 착각

카페 사장은 자신의 영업장 관리 권한을 내세워 A씨 부부를 내보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지나친 권리 남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사업자에게는 시설 관리권이 있다.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거나 영업을 방해하는 진상 손님을 거부할 권리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다르다. A씨는 고성방가를 하거나 난동을 부린 게 아니다. 단지 건조한 날씨 탓에 핸드크림을 소량 발랐을 뿐이다.


법적으로 사업자의 퇴장 요구가 정당화되려면 손님의 행위가 영업장 질서를 현저히 해치거나 타인에게 실질적 피해를 줘야 한다. 극소량의 핸드크림 향이 카페 전체의 커피 향을 망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소비할 권리를 보장한다. 이미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은 손님을 사소한 이유로 내쫓는 건, 소비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테이블 구석 '깨알 글씨', 계약서가 될 수 없다

사장은 테이블 한쪽에 적힌 "향수나 핸드크림 사용을 삼가달라"는 문구를 퇴장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 역시 법적 효력을 갖기 힘들다.


이 문구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약관에 해당한다. 약관규제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명확히 표시하고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A씨가 뒤늦게 발견할 정도로 작게 적힌 문구는 명시 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 법원은 고객이 예측하기 어려운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의 설명 의무를 엄격하게 판단한다. 핸드크림 금지 같은 이례적인 규칙이라면 더더욱 주문 전에 확실히 고지했어야 했다.


결정적으로 "삼가달라"는 표현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에 불과하다. "절대 금지"나 "퇴장 조치"라고 명시하지 않은 이상, 이를 어겼다고 바로 쫓아낼 법적 근거는 빈약하다.


결국 책임은 사장님 몫

이번 사건의 귀책사유를 따져보면 무게추는 확실히 카페 사장 쪽으로 기운다. A씨의 잘못이라곤 눈에 띄지 않는 안내문을 미처 보지 못한 경미한 부주의 뿐이다. 고의성도 없었고,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았다.


반면 사장은 중요한 이용 수칙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명시 의무 위반), "자제해 달라"는 요청 대신 다짜고짜 퇴장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냈다(권리 남용). 향기로운 커피보다 더 중요한 건,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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