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잠든 여자친구 머리 수십 번 때려 숨지게 한 50대, 항소심도 징역 5년
만취해 잠든 여자친구 머리 수십 번 때려 숨지게 한 50대, 항소심도 징역 5년
"폭행과 사망 무관" 주장
블랙박스가 뒤집었다

만취해 잠든 여자친구를 차 안에서 수십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술에 취해 잠든 여자친구를 차 뒷자리에서 5시간 넘게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4부(허양윤 고법판사)는 A씨의 폭행치사 등 혐의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6시 43분부터 이튿날 7월 3일 0시 25분까지, 경기 안성시 양성면 한 도로에 세워둔 승용차 뒷좌석에서 만취 상태로 잠들어 있던 여자친구 B씨의 머리를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일 B씨의 주거지와 편의점 앞 노상 테이블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B씨를 차에 태워 자신의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B씨가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조사됐다. 부검 결과 B씨의 사망 원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 상태에서 머리 부위 둔력 손상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347%로 매우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폭행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지나친 음주로 급성 알코올 중독 상태에 있었던 점이 사망에 복합적으로 일부 기여했다 해도,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주된 원인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것에 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취한 피해자의 머리 부위 등을 상당한 시간 동안 지속해 폭행할 당시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당시 상황이 녹화된 차량 블랙박스 자료와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 횟수 및 정도 등이 단순·경미한 폭행을 상당히 뛰어넘는 수준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