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이제 은행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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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 이제 은행도 책임진다

2025. 09. 01 11:2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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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몫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 금융사가 공동 책임진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화 한 통에 평생 모은 돈이 사라지는 비극, 바로 보이스피싱이다.


그동안 이 끔찍한 범죄의 피해는 대부분 개인의 '부주의' 탓으로 여겨졌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한 범죄자들의 교묘한 수법에 속아 돈을 보낸 피해자들은, 자신의 과실을 인정받아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그 책임의 무게추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더 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사에도 피해 배상 책임을 묻는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사 또한 보이스피싱 예방의 주체로서 피해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이미 시행 중, 송금·수취은행이 절반씩 책임

금융당국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제도 개선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에서는 보이스피싱 같은 APP 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돈을 보낸 은행과 돈을 받은 계좌의 은행이 피해 금액의 50%씩 분담하여 배상한다.


이 제도는 송금 은행과 수취 은행 모두에게 사기 거래를 막을 책임을 부여하며,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신속한 구제책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영국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국내 금융 환경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전부 배상' 가능성에 비상 부담 커지나?

법제화 소식에 은행권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예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피해액 전부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권은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피해를 배상해왔다.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 배상 범위와 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지만, 금융사가 피해액 전부를 배상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무과실 배상'은 정의로운가? 법적 쟁점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는 여러 법적 쟁점을 안고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이용자의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경우 금융회사의 책임을 면제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은 이용자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금융사에 책임을 부과하는 '무과실 책임' 원칙을 내세운다. 이로 인해 두 법안 간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제도가 악용될 소지, 즉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도 크다. 허위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신고하여 배상을 받으려 하거나, 개인의 주의의무가 지나치게 소홀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모두가 윈윈하는 길을 찾아서

전문가들은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가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사의 예방 책임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동시에 금융사와 이용자 간의 합리적인 책임 분담, 도덕적 해이 방지, 그리고 예방 시스템 강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의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균형 잡힌 해법을 찾는 것이 이번 법제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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