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신분증 악용한 960억 사기 조직, 검거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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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분증 악용한 960억 사기 조직, 검거의 전말

2025. 09. 08 17:24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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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알뜰폰 개통 대리점이 거대 범죄의 본거지였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6월, 서울 중구의 한 통신 대리점에서 경찰이 들이닥쳤다. 이곳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영업장이었지만, 불법적으로 확보한 외국인 신분증을 이용해 이른바 '대포유심'을 대량 개통하는 범행의 거점이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된 총책은 대리점 운영자였다. 그는 2023년 2월부터 약 2년간, 1만 1천 개가 넘는 대포유심을 개통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한 사기 피해액은 9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허술한 본인확인 절차가 낳은 범죄

범행 조직은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여권 사본을 불법으로 수집했다. 이들은 알뜰폰 사업자(별정통신사)가 외국인 선불유심 개통 시 본인 확인 절차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수집한 여권 사본으로 가짜 신청서를 작성해 대량의 유심을 개통하고, 이를 개당 20만 원에서 80만 원에 범죄 조직에 팔아넘겼다.


총책은 유심 1개 개통에 3만 원의 수수료를 받으며 다른 대리점까지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약 16억 원이었지만, 유통된 대포유심은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마약 거래 등 광범위한 범죄에 사용되어 사회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경찰은 해당 범행에 연루된 71명을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


피해자 구제, 현실적 어려움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960억 원의 피해액에 대한 손해배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에 따라 피해자들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여러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첫째, 보이스피싱 등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의 특성상 개별 피해자들이 모두 소송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 둘째, 가해자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은 약 16억 원이며, 이 중 법원이 추징보전 결정한 금액은 7억 3천만 원에 불과하다. 960억 원이라는 전체 피해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 셋째, 법원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피해자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여 가해자의 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피해자들이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의 은닉 재산을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 시급

이번 사건은 허술한 통신 가입 절차가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사 당국은 유통된 대포유심 7,395개에 대해 이용 해지를 요청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별정통신사의 선불유심 개통 절차 문제를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보를 이유로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향후 이와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신분증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대량 유심 개통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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