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8만 5천원에 '과실치사' 책임까지…'극한알바' 된 물놀이 안전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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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8만 5천원에 '과실치사' 책임까지…'극한알바' 된 물놀이 안전요원

2025. 08. 25 11: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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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안전요원 채용 공고에 민·형사상 책임 고지

금산군 "경각심 위한 안내" 해명했지만

'부당해고', '책임 가중' 논란 불거져

금산군이 물놀이 안전요원 계약서에 익사 사고 시 계약 해지·구상권 청구·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해 논란이다. /셔터스톡

지난달 충남 금산의 한 유원지에서 대학생 4명이 물놀이 중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혐의로 안전관리요원과 금산군 소속 공무원 등을 입건했다.


"개인의 과실로만 몰지 말라"는 반발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금산군이 내건 물놀이 안전관리요원 채용 공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당 85,240원. 최저임금을 겨우 웃도는 기간제 근로자 계약서에는 이전과 다른 독소 조항 3가지가 추가됐다.

  • 근무지에서 익사 사고 발생 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 유가족이 금산군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구상권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 익사 사고 발생 시 사법기관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은 당신이 져야 한다'는 경고다.


전문가들 "명백한 책임 전가…노동자 옥죄는 구조"

노동 전문가는 이를 두고 "사실상의 책임 전가"라고 비판했다. 문가람 공인노무사는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공기관에서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하는 경우가 없는데, 군청이 아니라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걸 명확히 하고 싶었던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조항은 법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익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자가 불필요한 소송 등에 휘말리지 않도록 보호할 책임이 있는데, 이 계약서는 그 책임마저 근로자에게 떠넘기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민사·형사상 책임은 원래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굳이 이 내용을 기재한 것은 재판 과정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문 노무사는 "계약 내용을 충분히 고지받고도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니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를 구성할 수 있다"며 "손해배상 비율 산정 시 책임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산군 "경각심 위한 것" vs. 노무사 "자기 착취로 이어질 것"

이에 대해 금산군 측은 "안전관리요원들이 조금 더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일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안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군청이 말하는 '경각심'이 결국 근로자의 '자기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도한 책임감과 압박감을 떠안은 근로자가 스스로를 옥죄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구직 시장 상황에서 일부 지원자들은 해당 조항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발상 자체가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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