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는데, 없어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그런데 처벌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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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는데, 없어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그런데 처벌은 힘들다?

2021. 09. 03 13:47 작성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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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신고에 사라진 아파트 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임의로 장애인 편의시설 등을 없애도 되는 걸까

6개월 동안 꾸준히 신고한 끝에 사라진 ‘이것’은 불법주차가 아니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표시였다. 과태료 처분을 받은 누군가가 지운 듯 조악한 솜씨였다. 이렇게 주차 구역을 아예 없앴다면, 법적으로 어떻게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6개월 동안 꾸준히 신고했더니, 짜잔. 없어졌습니다."


있다가 사라진 것은 다름 아닌 아파트 단지 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글을 올린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사진에서, 장애인 전용 표시는 흰색 페인트로 조악하게 지워져 있었다.


A씨는 이 자리에 주차한 차를 6개월간 21차례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의 신고 건은 모두 과태료 처분으로 끝났으니 금액만 해도 210만원이었다. 해당 아파트에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고 A씨는 말했다. "지어진 지 오래되긴 했으나, 주차 자리가 충분했다"고 설명이 이어졌다.


분통을 터뜨린 건, 이 글을 본 사람들도 마찬가지.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인류애가 사라진다" "표시를 지운 사람과 같은 동네에 살고 싶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원칙을 지키자"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한 차량을 꾸준히 신고했더니, 해당 주차 구역을 아예 없애 버린 이 경우.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 건지, 로톡뉴스가 알아봤다.


2005년 7월 이전에 만들어진 아파트라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의무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운 사람은 50만원만 내면 끝이 난다. 이마저도 벌금(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행정처분)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그 통행로를 가로막는 등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주차 방해' 행위에 대해서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제9조에서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선과 장애인전용표시 등을 지우거나 훼손하여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도 포함한다고 규정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주차방해 위반에 따른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한다.


"다시 만들라"고 강제할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담당하는 자치구의 사회복지과 담당자들은 "아파트의 준공 시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포함한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의무는 2005년 7월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부터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는 더욱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되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아니다. A씨 또한 "설치 의무가 없던 시절에 지어진 아파트라 애매하다"고 말했다.


물론,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만들어 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의무는 아니며, 주민협의회 등에서 입주민 동의 절차를 거쳐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만들어뒀던 주차구역을 없애는 것도 이러한 협의를 거쳤다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간 신고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 주차 과태료 처분을 받은 주민이 늘어나자 주차구역을 아예 없애버렸다. 당시 해당 지역담당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구청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2005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에 주차구역 지웠다면 "형사처벌 대상 된다"

하지만 2005년 7월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전체 주차대수 중 2~4%를 의무적으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으로 정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는 최소 3%다. 주차대수가 100곳인 서울 아파트에선 최소 세 자리 이상은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있어야 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없앴다면, 주민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이때는 시정명령 대상이 된다. 지방자치단체나 자치구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주차구역을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리게 되고, 정해둔 기간까지 아파트 측은 이를 복구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때는 지자체나 자치구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이행강제금이란, 행정상 의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내리는 벌로 인건비와 재료비를 포함해 전체 복구비용의 20%, 3000만원 이내로 결정한다.


관련 법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측은 "이행강제금을 여러 차례 부과받았는데도 주차구역을 복구하지 않는다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장애인등편의법 제25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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