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성추행한 사람에게 'SNS 반성문' 올리라고 하면 안 되나요?
날 성추행한 사람에게 'SNS 반성문' 올리라고 하면 안 되나요?
"가해자 주변 사람들한테 추행 사실 알리고 싶어요" 피해자의 바람
반성문 요구·신상정보 올리기⋯법적으로 문제없을까

얼마 전 강제추행을 당한 A씨는 가해자 B씨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했지만 이와 별개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범죄 가해자는 법적인 처벌로 죗값을 치른다. 하지만 피해자가 바라는 건 가해자의 진심 어린 반성이다.
얼마 전 강제추행을 당한 A씨 심정도 마찬가지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가해자 B씨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했지만 이와 별개로 B씨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합의금을 받을 생각도 없다. B씨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평범한 사람인 척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할 생각을 하면 화가 난다. A씨는 B씨가 성범죄자로 신상 공개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B씨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고 싶다.
A씨는 B씨에게 다음 3가지를 반성의 표시로 요구하려고 한다.
① 가해자 본인과 부모뿐 아니라 친구와 직장동료의 반성문 요구
② 가해자의 소셜미디어(SNS)에 본인이 행한 범죄행위를 적어 반성문과 함께 올리기
③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이와 학력, 재직 회사명 등 가해자의 신상정보 올리기
하지만 A씨는 이런 행동이 명예훼손 또는 협박죄에 해당해 역으로 B씨에게 고소를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① 가해자의 지인에 반성문 요구 = 'NO'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는 "가해자 주변 지인들의 반성문까지 요구하는 행위는 부적절하며 오히려 협박이나 강요죄로 역고소당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YK법률사무소의 유상배 변호사도 "반성문의 경우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위한 것으로 이 사건과 무관한 제3자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통상적인 요구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오히려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자문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에게까지 반성문 쓸 것을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인 A씨에게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협박죄나 강요죄가 성립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② 범죄행위와 반성문을 SNS에 올릴 것을 요구 = '위험'
유상배 변호사는 "이런 요구 행위가 수사 기관이나 재판부에서 판단할 때 통상의 사과 범위를 넘어선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 유의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본인의 SNS에 가해행위 등에 대하여 직접 기재했다면 문제 될 소지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취지로 자문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도 "일반적이지 않고 자칫 재판부에 피해자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자문했다.
③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해자의 신상정보 올리기 = 'NO'
김준환 변호사는 "인터넷에 상대방의 태어난 해, 졸업 대학과 직장·이름의 초성만을 기재하더라도 명예훼손죄는 성립될 수 있다"며 "개인정보 일부만을 기재하였더라도 해당 내용이 가해자에 대한 것임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도 "성범죄 피해자로서 분하고 억울하겠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명예훼손죄로 역고소당할 수 있어 최대한 자제하기 바란다"며 "형사 처벌 결과가 나온 뒤에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실 수 있으니 이때 최대한 많은 액수를 요구하여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받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