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이 조직원에게 물어본 "범죄 저지른 소감 어때?",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근거가 됐다
조주빈이 조직원에게 물어본 "범죄 저지른 소감 어때?",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근거가 됐다
반사회성 독려하고 결속력 강화⋯검찰 "그게 그들이 범죄단체인 이유"
죄의식 없이 집단적 폭력성 고취한 그들만의 방법
다만 조주빈에게 적용된 혐의 11개지만, 무기징역 넘지 못해

조주빈은 공범 조직원에게 오프라인 성범죄를 저지르게 한 후, 그 소감을 묻는 영상을 찍어서 공유했다. '범죄 소감'을 물은 것이다. 검거된 지금, 조주빈의 '소감'은 매일 반성문으로 작성되고 있다. /셔터스톡⋅편집=이지현 디자이너
검찰이 22일 '텔레그램 성착취물 제작⋅유포방'을 운영한 '박사' 조주빈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조주빈과 핵심 공범들을 '애초부터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뭉친 조직'으로 규정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 조항은 전국구 조직폭력배나 국제적인 보이스피싱 일당에게만 적용됐는데, 이번 기소를 계기로 '성착취물 공범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새 지평이 열린 셈이다.
검찰은 조주빈이 공범들의 반사회성을 독려하고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했던 행동들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그가 오프라인 성착취를 저지른 조직원을 온라인으로 인터뷰한 행동을 들었다. 조주빈은 범죄를 저지른 조직원에게 '범죄 소감'을 물었다. 그리고 그 영상을 공유했다.
검찰은 조주빈의 이런 행위가 조직원들의 범죄 의식을 옅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더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게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보도자료에서 이런 행위를 "온라인에서의 인격체가 인격 살해 수준의 범행을 일종의 유희로 여길 정도로 집단적 폭력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태"라고 정리했다.
검찰은 이날 조주빈에게 적용한 혐의를 정리해서 공개했다. 모두 11가지였다.
① 범죄단체조직
② 범죄단체활동
③ 아청법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④ 아청법위반(강제추행)
⑤ 성폭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⑥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⑦ 사기
⑧ 사기미수
⑨ 개인정보보호법위반
⑩ 강요미수
⑪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조주빈이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은 무기징역이다.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죄'(아청법 제11조 제1항⋅③)가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11가지 혐의가 줄줄이 나열됐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리 많은 죄를 저질러도 '형의 종류'가 상향되지 않는다.
유기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범죄를 수십 개 저질러도 무기징역이 되지 않고, 무기징역으로 처벌하는 범죄 여러 번 저질러도 사형으로 '업그레이드' 안 된다는 말이다.
검찰이 조주빈이 조직을 만들어서 활동했다고 본 근거는 여러 가지다. 가입할 때 개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탈퇴를 쉽게 만들지 못 하게 하거나, 분업체계를 갖고 이익을 배분하는 등이다. 조폭들이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과 비슷했다.
이 과정에서 조주빈은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내세웠는데, 이 점이 그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근거를 마련해 줬다.
조주빈은 조직원들을 언제든 내칠 수 있는 '수괴'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조직 결속력을 강화하는 여러 액션을 취했다.
조주빈은 핵심 공범 '부따' 강훈이 검거되자 "부따 장례식"이라는 이름의 그룹방을 개설해서 조직원들이 부따를 그리워하는 글을 쓰도록 했고, '이기야' 이원호가 입대하자 "청운의 꿈 이기야"라는 제목의 방을 만들어 환송 메시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 모두가 그들이 범죄단체라는 것을 입증할 요소가 된다고 판단했다.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