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범죄' 잇따라…우월적 지위 악용한 '그루밍' 실태와 법적 처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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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성범죄' 잇따라…우월적 지위 악용한 '그루밍' 실태와 법적 처벌은

2025. 07. 23 11:3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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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 대신 '감성팔이'하는 가해자들

생성형 AI로 만든 본문과 무관한 이미지

"가족과 나눠 먹던 붕어빵이 생각난다. 다시 그 붕어빵을 먹고 싶다."


법정 최후진술에서 나온 이 애처로운 소회는, 5년간 가르친 중학생 제자에게 술을 먹이고 성추행한 뒤 나체까지 불법 촬영한 수학 교습소 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피해자에 대한 참회는 없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교실과 훈련장에서 벌어지는 스승의 배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교사, 코치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아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한다. 피해 아동은 자신이 겪는 일이 범죄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심리적으로 가해자에게 종속되는 ‘그루밍’의 덫에 빠진다.


2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로엘 법무법인 신영재 변호사와 함께, 신뢰를 무기로 아이들을 유린한 파렴치한 범죄들의 실태와 법의 심판 과정을 짚었다.


붕어빵과 맞바꾼 제자의 존엄…진화하는 협박 수법

서울의 한 수학 교습소 원장은 제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도 징역 6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재판부는 "성착취물을 유통할 목적으로 찍은 것은 아닌 점"을 감형 사유로 들었다.


신영재 변호사는 "만약 촬영물을 유포하거나 협박에 사용했다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아청법)에 따라 처벌은 훨씬 무거워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코치는 제자를 성추행하고 불법 촬영한 영상을 빌미로 "내 부탁을 들어주면 지워주겠다"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와의 합의에 실패하자 3000만 원의 형사 공탁금을 걸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사랑이었다"는 황당 주장, 법원은 '위력'을 봤다

가해자들은 종종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15세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를 1년 넘게 성폭행한 코치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피해자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코치가 '내가 너를 예뻐하는 거다', '나중에 남자친구가 생겨도 나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며 딸을 길들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위계 등 간음' 혐의를 적용했다. 신 변호사는 "겉보기엔 합의한 관계처럼 보여도, 코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위력'에 의한 것이라면 강간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가해자의 변명 뒤에 숨은 권력형 범죄의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이다.


10년간 이어진 착취…'아빠' 가면 쓴 교사의 두 얼굴

'그루밍 성범죄'의 폐해는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진다. 한 고교 교사는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은 제자에게 "아빠 같은 사람이 되어주겠다"며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10년간 성적·경제적 착취를 일삼았다. 그는 피해자가 대학에 진학하자 부모와 연을 끊게 하고 자신의 집에 살게 하면서 성폭행은 물론,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강사로 일하게 하며 임금까지 갈취했다.


신 변호사는 "심리적으로 가해자에게 종속된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강간죄 외에도 강요죄, 협박죄 등 다양한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은 정의의 편

수년이 지나 뒤늦게 피해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도 법의 심판을 구할 길은 열려 있다.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였을 경우, "성년에 달한 날부터 다시 계산된다"는 특별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여중생 제자를 성폭행했던 교사가 9년 만에 성인이 된 피해자의 용기 있는 고소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신 변호사는 "시간이 지나더라도 정의는 바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스승의 탈을 쓴 악마들에게 법의 심판은 결코 시효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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