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이혼 숨긴 예비 신부의 "추석 성묘 거부"…진흙탕 소송전서 법원이 내린 결론
학력·이혼 숨긴 예비 신부의 "추석 성묘 거부"…진흙탕 소송전서 법원이 내린 결론
학력 위조와 불신으로 얼룩진 혼수 준비
재판부 "갈등 회복 노력 부족, 50대 50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추석에 산소 성묘를 가지 않겠다."
결혼식을 불과 한 달 앞둔 2019년 추석 직전, 예비 신부 A씨의 선언은 위태롭던 관계를 산산조각 내는 결정적 도화선이 되었다.
교회 지인의 소개로 만나 교제 8개월 만에 결혼을 약속했던 두 사람. 하지만 핑크빛이어야 할 혼수 준비 과정은 불신과 갈등으로 얼룩졌다.
법정에서 드러난 파혼 원인은 단지 '성묘 거부'라는 단편적인 사건 하나만이 아니었다. 예비 신랑 B씨는 A씨가 미혼의 영국 유학파 동시통역사라고 소개받았지만, 실상 그녀는 이혼 경력이 있는 헤어 디자이너였다.
예비 신랑 B씨는 가족을 통해 진실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묻지 않은 채 소극적으로 불만만 쌓아갔다.
반면 A씨는 예단 문제로 예비 시어머니를 비난하고, B씨가 마련한 신혼집과 예물을 주변 지인들과 비교하며 예비 신랑의 경제적 능력을 깎아내리기 일쑤였다.
이들의 갈등이 폭발한 것은 추석 직전이었다.
B씨는 A씨와 전 남자친구 사이를 의심하며 A씨의 거듭된 해명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마음이 상한 A씨는 예비 시아버지가 주관하는 추석 성묘에 동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가족 간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되었고, 예비 신랑 B씨의 일방적인 통보로 파혼을 맞게 되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잘못을 탓하며 각 5천만 원의 위자료와 수천만 원의 결혼 준비 비용을 배상하라는 소송전을 벌였다.
법원 "이해와 양보 없는 대가는 절반씩"
사건을 심리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강영기 판사는 누구의 손도 완벽히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상황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거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갈등 회복을 위한 노력 부족, 애정과 신뢰 부족"이 파혼의 근본 원인이라고 꼬집으며, 양측의 책임이 50대 50으로 대등하다고 판결했다.
양측 모두에게 파탄의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위자료 청구는 기각되었다.
다만 허공에 날린 신혼집 중개수수료, 웨딩 촬영, 예물 등의 비용은 서로 절반씩 책임지라고 명했다. 그 결과 A씨는 B씨에게 약 1,049만 원을, B씨는 A씨에게 약 731만 원을 배상하라는 씁쓸한 청구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