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가 난 남성 앞을 지나갔다는 것⋯그녀가 '무차별 폭행'을 당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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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가 난 남성 앞을 지나갔다는 것⋯그녀가 '무차별 폭행'을 당한 이유였다

2020. 07. 16 16:34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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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피해자⋯"화가 난다"는 이유로 따라가 때리고 기절 시켜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죄질 극히 불량하다" 2심 재판부, 형 늘려 징역 1년 2개월 선고

길을 걷던 중 모르는 남성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한 여성. 나중에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이 말한 범행 이유는 황당하기만 했다. /셔터스톡

지난해 11월, 비 내리던 어느 일요일 밤. 한 대학교 근처의 공터에는 축축한 공기를 뚫고 가느다란 뿌연 연기가 이따금 뿜어져 나왔다.


담배를 태우던 A씨. 그는 직전까지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인적 드문 이곳에 혼자 와서 화를 곱씹고 있었다.


그때 A씨 근처를 여성 B씨가 지나갔다. A씨는 B씨를 따라갔다. 두 사람은 평소에 알던 사이도 아니었고, A씨가 B씨에게 할 말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A씨는 사그라지지 않는 자신의 분을 풀어낼 셈이었다.


그렇게 홀로 걷던 B씨를 몰래 쫓던 A씨는 B씨의 뒷목을 감으며 덮쳤다. 놀란 B씨가 소리를 지르자 입을 막았다. B씨는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A씨는 이를 빼앗았다. 그리고 B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는 등 폭행 도구로 활용했다. B씨가 바닥에 쓰러지자, 폭행을 멈추기는커녕 B씨의 목을 졸라 기절을 시켰다.


그리고선 B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유전자 채취부터 시작해 주변 CC(폐쇄회로)TV를 샅샅이 뒤졌다. 사고 현장 근처의 대학교와 편의점 등의 CCTV 영상을 확인해, 수사망을 좁혀나갔다.


그러던 중, A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운전한 차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청의 주·정차 단속 자료와 인근 대학교 출입 차량 자료 등을 이용해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버린 B씨의 휴대전화도 발견했다.


사건이 벌어지고 약 한 달, 범인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1심에서 징역 10개월⋯"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오히려 2심에서 형 늘어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해를 입혔을 때 적용되는 이 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무거운 범죄다. 일반적인 상해죄와 달리 벌금형이 없다.


이에 A씨 측은 특수상해 혐의를 깨기 위해 "휴대전화는 형법상 위험한 물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휴대전화를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했다. '위험한 물건'이란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이므로, 휴대전화도 충분히 그런 요건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평택지원 설일영 판사는 지난 3월 26일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화가 난다는 이유로 우연히 마주친 피해자에게 위험한 물건을 휴대에 상해를 가한 것으로 죄책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B씨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큰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는 점 등이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됐다. 법정형이 징역 1년부터 시작되지만, 설 판사는 작량감경을 해서 징역 10개월로 형량을 정했다.


하지만 재판은 1심으로 끝나지 않았다. 피고인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지난 6월 4일에 열린 2심 결과는, 1심보다 형이 늘어난 징역 1년 2개월. 수원지법 제7형사부(재판장 김형식 부장판사)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죄책도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더불어 "피해자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피해자에 대한) 아무런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며 형을 4개월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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