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 학생 부모에게 메시지 보냈을 뿐인데…'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학폭 가해 학생 부모에게 메시지 보냈을 뿐인데…'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2026. 04. 13 15:36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찰 불송치에도 검찰 보완수사

피해 부모의 '정당한 항의'는 어디까지

학교폭력 피해 학생 부모가 가해 학생 부모에게 “자녀 교육을 바로 하라”고 항의했다가 되레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셔터스톡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보호자인 A씨는 최근 황당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바로 '정서적 아동학대'다.


사건의 발단은 자녀가 겪는 고통에서 시작됐다. A씨의 자녀는 학교폭력 피해자로, 교육지원청의 조치 결정까지 내려졌지만 가해 학생의 보복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


아이가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A씨는 지도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가해 학생의 보호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올바른 자녀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자녀가 저지른 언어폭력과 왕따 동조 등 가해 사실을 알리며 항의했다.


A씨는 가해 학생에게 직접 연락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가해 학생 보호자의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였다.


경찰 '혐의없음'에도 검찰 '다시 보라'…보완수사, 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A씨에게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담당 수사관조차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가해 학생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가해 학생 보호자는 이 결정에 불복해 검찰에 이의를 신청했다. 절차에 따라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무혐의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이 다시 수사선상에 오르자 A씨의 불안감은 커졌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 절차가 반드시 처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지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사건을 다시 확인해 보라는 의미일 뿐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직접 접촉 없었다면…학대 아냐" 한목소리


법조계는 A씨의 행위가 정서적 아동학대로 인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아동학대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아동을 '직접' 대상으로 한 행위가 있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학대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려는 고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메시지를 보낸 대상은 가해학생 본인이 아니라 그 보호자였고,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이나 가해 의도가 없었으므로 정서적 아동학대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아동이 내용을 접했거나 전파되어 심리적 피해 징표가 있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외적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당한 항의와 불법 행위의 경계선…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변호사들은 보완수사 단계에서 기존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메시지 발송 목적이 자녀를 보호하고 가해 학생의 올바른 지도를 촉구하기 위함이었으며 단순한 비방이 아니었음을 일관되게 소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입증할 교육지원청 결정문 등의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며 항의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환진 변호사는 "학교 폭력 사건에서는 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가해자 측에서 고소 고발을 남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가해자 측과 직접 대화하기보다는 법적 수단을 통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