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원자력 전문가의 경고⋯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법으로 막을 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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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원자력 전문가의 경고⋯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법으로 막을 순 없나

2019. 08. 16 19:29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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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한국 정부에 강력 대응 당부

IAEA 총회가 첫 일본 압박 무대 될 전망

숀버니 그린피스수석 원자력전문가가 1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초청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숀 버니 그린피스 원자력 전문가는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하면 동중국해와 한국 동해까지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에 강력 대응을 당부했습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일본의 오염수 처리를 우려했습니다. 올해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 수준의 고농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면 안 된다”며 “먼저 허용치 이하로 방사능 농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이 문제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IAEA 총회와 11월 중국에서 열릴 한중일 원자력고위규제자회의 때 해당 문제를 공식 제기할 계획입니다. 앞서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일본의 오염수 방출계획에 대해 우리의 우려와 요청사항을 담은 입장서를 전달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해 나가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오염수, 바다 방류 외 다른 방법도 있다

후쿠시마 방사능 사고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지된 적이 있습니다. 이후 13m를 넘는 높이의 파도가 발전소를 덮쳤고, 침수로 인해 비상 안전장치가 멈추게 되었습니다. 높은 온도의 원자료를 냉각시키는 데 필요한 전기가 끊겼기 때문에 내부 온도는 1200도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결국 도쿄 전력은 다급한 상황이 되어서야 바닷물을 끌어와 원전을 식혔습니다. 이때 생긴 것이 방사능 오염수입니다. 더불어 지하수가 원전을 지나가기 때문에 오염수는 매일 170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백만 톤을 탱크에 모아서 쌓아뒀는데 2022년이 되면 이마저도 다 차게 된다는 게 도쿄전력의 주장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다로 방류하는 게 오염수 처리 방법의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오염수를 정화해서 방출할 수 있고, 수증기로 조금씩 공기 중에 내보내거나 땅에 묻는 방법도 있습니다. 더욱이 그린피스의 숀 버니 수력 원자력 전문가도 “도쿄전력의 주장은 오염수를 방류하기 위한 그들의 논리”라며 거짓말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가 ‘비용’에 초점을 맞춰 오염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게 숀 버니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바다에 방류하는 게 다른 방법보다 수십 배 싸기 때문에 일본 원자력감독기구(NRA)가 오염수 방출 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그린피스는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2011년 4월, 사고 한 달 후에도 일본은 무단으로 오염수 1만여 톤을 바다에 방출한 사실이 있기에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방사능 농도를 낮춘 뒤 방류했다지만 오염 영향권에 든 한국 등 주변국과 충분한 협의는 없었습니다.


오염수의 방류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합니다. 한국해양연구원 이재학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은 “후쿠시마 원전 근해의 바닷물이 한반도로 오려면 태평양을 한 바퀴 순환해야만 가능하다”며 국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오염수 방출 후 약 7개월 뒤면 제주도 해역으로 유입된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옵니다.



사고 후 시간이 흐르면서 오염수 탱크의 개수가 늘어나 현재 90만톤의 오염수가 1천개 안팎의 물탱크에 들어가 발전소 한켠에 쌓여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 오염수 버리지 말라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있다

우리 정부가 오염수를 방출하지 말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할 법적 근거는 국제협약에 따릅니다.


먼저 국제관습과 주요 국제법인 UN해양법협약 제 207조에 따라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생성된 방사능 오염수를 근거리 주변국과 협의 없이 무단으로 방출하지 않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UN해양법협약은 초국가 해양환경오염 방지 및 통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협약에서는 제197조에서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협력할 것, 제199조에서 국제기구와 함께 오염의 영향을 제거하고 피해를 방지 또는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작년 11월, ‘폐기물 배출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런던의정서)’에서 고준위 방사성 물질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해당 협약에 따라 고농도 방사성 폐기물을 바다에 버려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모아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의 IAEA 총회에서도 오염수 문제의 공론화에 나설 방침입니다. 지난 13일, 외교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리 현황·처리 계획 등을 지속해서 확인하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며 “국제기구 및 피해가 우려되는 태평양 연안 국가들과도 긴밀히 협력하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어떻게 막았나

2013년에도 후쿠시마 오염수는 누출된 적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약 5개국은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만을 수입 규제가 부당하다고 WTO(세계무역기구)에 소송을 걸었고, 재판이 열렸던 적이 있습니다.


1심에선 일본이 이겼습니다. 1심 패널 판정은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수치가 다른 나라들과 유사함에도 일본산 식품에만 수입 규제를 적용한 점이 잘못이라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후쿠시마 물고기가 몸에 유해한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심인 최종심에선 한국이 이겼습니다. 일본 바다가 가진 환경적 특수성 때문에 수입을 금지한 것이라면 자의적인 차별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또한 ‘방사능 수치를 낮출 가능성’ 등의 조건을 함께 고려한다면 수입 제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는 “2심에서 패소했다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며 판결의 의미를 애써 축소할 정도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의 공론화가 일본을 압박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들어갑니다.


정부는 다음 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IAEA 총회를 첫 압박 무대로 세울 전망입니다.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원자력고위규제자회의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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