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초크로 기절시키고 대걸레로 엉덩이 찔러도…강제전학 외에 방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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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초크로 기절시키고 대걸레로 엉덩이 찔러도…강제전학 외에 방법 없다

2025. 09. 08 10:3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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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가해자, 형사처벌 불가

학폭위 최고 징계도 '강제전학'

중학생이 동급생 7명을 폭행·성추행했지만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을 피했다. /셔터스톡

친구를 유도 기술로 기절시키고 대걸레 자루로 엉덩이를 찌르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엽기적인 폭력을 저지른 중학생이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됐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가해 학생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강제 전학을 결정했지만, 이마저도 행정 절차 지연으로 피해 학생은 3주간 가해자와 한 교실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아들 행동은 어릴 적 장난" 기름 부은 아버지의 사과문

경기도 광주의 한 중학교 1학년 A군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동급생 7명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행과 성추행, 금품 갈취를 저질렀다.


8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의 김동현 변호사에 따르면, A군은 유도 기술인 '백초크'로 친구를 기절시키거나, 바지를 벗긴 뒤 대걸레 자루로 엉덩이를 찌르는 등 잔혹한 행위를 일삼았다. 동물 배설물을 먹으라고 강요한 사실과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까지 확보됐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쓴 사과문이 올라와 오히려 국민적 공분을 키웠다.


그는 아들의 잘못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중학교 졸업한 남자들은 다 알지 않냐, 어릴 적 친구 바지를 내리고 신체 부위를 좀 찌르는 행동은 당연히 하는 건데 이걸 성추행이라고 하면 좀 그렇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데 받아주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라며 피해자들을 탓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학폭위 최고 징계 '강제 전학'…그러나

피해 학생 부모의 신고로 열린 학폭위는 A군에게 '8호 처분(강제 전학)'을 결정했다. 이는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징계다. 김동현 변호사는 "초·중학생은 퇴학(9호 처분)이 불가능해 강제 전학이 사실상의 최고 징계"라며 "이는 처벌보다는 교육적 관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해 학생 측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전학 결정이 내려지고도 실제 조치가 이뤄지기까지 3주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피해 학생은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결국 피해 학생의 부모는 '학교 폭력 가해자 처벌 강화 및 즉각 분리 조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올렸고, 청원은 닷새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에 회부됐다.


가해 학생 A군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촉법소년이 아니었다면 특수폭행, 강제추행, 공갈죄 등이 적용돼 징역형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형사처벌 피했어도 민사 책임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해 학생들이 구제받을 길은 없는 걸까. 김동현 변호사는 "민사 소송을 통해 가해 학생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해 학생이 미성년자라도 그 부모는 감독 의무 위반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민사 소송은 피해 회복뿐 아니라, 가해자 부모에게 자녀의 잘못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광주지방법원은 초등학생 학폭 사건에서 가해 학생 부모들에게 공동으로 2,7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손해배상액에는 ▲치료비, 약값, 심리 치료비 등 직접적인 손해(적극 손해)와 ▲피해 학생과 그 부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포함된다. 법원은 폭력의 수위와 기간,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상액을 산정한다.


결국 잔혹한 상처를 치유하고 가해자 측에 책임을 물을 유일한 법적 수단은 민사 소송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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