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9개월 만에 폭행·거짓말 후 이별 통보, 상대방 유책 기록 남길 수 있나
결혼 9개월 만에 폭행·거짓말 후 이별 통보, 상대방 유책 기록 남길 수 있나
새벽에 이성 동료와 집 출입 후 말 바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식까지 올리고 9개월간 사실혼 관계를 이어온 A씨. 그러나 사실혼 배우자인 B씨의 폭행과 거짓말, 일방적인 관계 종료 통보로 인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A씨는 단순한 금전 배상보다 상대방 잘못을 법적으로 명확히 하는 '유책 기록'을 남기길 원한다. 과연 법원을 통해 상대방에게 파탄 책임을 묻고 공식적인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
결혼식 올리고 동거했다면 '사실혼', 폭행·기망은 명백한 유책 사유
법률 전문가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동거하며 공용 통장을 사용했다면 법적 보호를 받는 사실혼 관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이를 부당하게 파기한 배우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통보로 관계가 종료된 것은 사실혼 부당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도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새벽에 이성 주거지에 출입하고 이를 번복하여 인정하는 일련의 과정은 부부 사이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유책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폭행을 인정하는 대화, 상해 사진, 반복된 음주 후 문제행동, 진술 번복, 정신과 치료기록 등도 신뢰관계 파탄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나, 최종적인 유책 인정 여부는 모든 증거를 종합해 법원이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폭행 후 사과 받아줬어도 고소 가능…정신과 치료는 '상해죄' 근거
과거 폭행에 대해 사과를 받아줬다는 사실만으로 형사 고소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처벌불원서를 써 준 것이 아니라면 고소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멍 자국 사진뿐 아니라 정신과 치료 기록까지 있다면 죄명을 '상해죄'로 구성해볼 수 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상해죄는 그렇지 않아 가해자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평율 신상의 변호사는 "멍 사진만으로는 폭행죄에 그칠 수 있으나, 인과관계가 증명되는 정신과 진료 및 PTSD 처방 기록이 결합되면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상해죄로 죄명을 상향하여 강력 처벌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위자료는? '단기 사실혼' 약점, 폭행·정신적 피해로 보완해야
사실혼 기간이 약 9개월로 짧은 점은 위자료 산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폭행 사실과 정신과 치료 기록 등이 위자료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사실혼 9개월이면 기본 위자료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폭행 2회와 정신과 치료, 반복 기망이 겹치면 수백만 원대에서 1,000만 원대 전후를 현실적 범위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변호사 유희원 법률사무소의 유희원 변호사는 "위자료의 경우 혼인 기간으로 미루어 볼 때 2,000만 원 이하로 책정하여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상담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추가 유책성이 드러나면 증액도 가능하다"고 봤다.
목표가 '유책 기록'이라면, 조정 단계 주의해야
A씨의 목표처럼 유책 공식 기록을 남기려면 소송 전략을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 사실혼 부당파기 소송은 법원 판결에 앞서 반드시 조정을 거쳐야 하는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조정으로 종결되면 판결 이유에 담길 유책 판단이 남지 않을 수 있다"며 "유책의 공식화라는 목표는 가정법원 판결이나 유책 문언이 담긴 조정에서 달성되는 구조여서, 조정 국면에서 안이하게 종결하지 않도록 청구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민사 소송과 별개로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해 상대방 폭행 사실을 수사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민사 재판에서 유책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