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서 온 편지'에 드러난 사기 행각 연인에게 3천만원 뜯긴 여성의 법적 싸움
'감옥서 온 편지'에 드러난 사기 행각 연인에게 3천만원 뜯긴 여성의 법적 싸움
사업가 행세하며 접근, '부모님 수술비' 핑계로 돈 뜯어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랑한다 믿었던 연인에게 3천만원을 뜯긴 한 여성, 그의 배신에 맞서 무너진 일상을 되찾기 위한 법적 싸움에 나섰다.
"부모님 수술비가" 연인의 눈물, 7천만원 뜯어낸 거짓말이었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여성 A씨에게 연인 B씨는 성공한 사업가였다. 고가의 옷과 시계, 외제차는 그의 재력을 의심할 여지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달콤한 연애가 시작되자마자 B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사업상 자금이 급히 막혔다"는 말로 시작된 금전 요구는 점점 집요해졌다.
A씨가 망설이자 B씨는 대출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주며 돈을 빌리라고 종용했다. 휴대폰 소액결제로 상품권을 사게 하거나 게임 아이템 결제를 유도하는 등 수법도 교묘해졌다.
거절하면 "부모님 수술비가 없다"며 눈물로 호소했고, 심지어 타인을 통해 A씨의 신용 정보를 몰래 조회한 뒤 "왜 대출이 안 되냐"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결국 A씨는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넸다. 약 1년간 90회에 걸쳐 오간 돈은 7천만원, B씨가 일부를 갚았다 다시 빌려가는 '돌려막기'를 제외한 순수 피해액만 3천만원에 달했다.
구치소에서 온 편지, 스스로 옭아맨 '사기'의 증거
참다못한 A씨는 B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충격적이게도 B씨는 이미 다른 여러 사기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검찰은 B씨의 혐의가 충분하다고 보고 그를 정식 재판에 넘겼다(불구속 구공판).
그러자 B씨 측 변호사는 피해액의 10%인 300만원에 합의하자고 제안했지만, A씨는 단호히 거절했다.
결정적 증거는 B씨 스스로 제공했다.
그는 구치소에서 보낸 편지에 "A씨를 만나기 전부터 대부업체 빚이 있었고, 빌린 돈은 그 빚을 갚는 데 썼다. 출소 후 일을 해서 갚겠다"고 적었다.
이는 돈을 빌릴 당시 약속한 용도와 달리 개인 빚을 갚는 데 썼으며,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도 없었음을 자백한 셈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피고인이 말한 용도와 달리 돈을 채무 상환 등에 사용했다면 사기죄의 '기망행위(상대방을 속이는 행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피해 회복을 위한 3단계 전략, '이렇게' 싸워야 돈 받는다
가해자가 형사 처벌을 받는다고 피해 금액이 저절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피해 회복을 위해선 치밀한 단계별 법적 대응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A씨의 사례를 통해 피해 회복을 위한 3단계 전략을 재구성했다.
1단계: '푼돈 합의' 거절하고 형사 고소로 압박하라
B씨 측이 제안한 10% 합의는 전형적인 '감형용 미끼'다. 이에 응하면 가해자는 형량만 줄일 뿐, 피해자는 나머지 돈을 받을 법적 명분을 잃게 된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상대방이 파산이나 회생을 하더라도 채무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진정성 없는 합의를 거부하고 형사 처벌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2단계: 형사 재판 중 '배상명령'을 신청하라.
형사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가해자가 피해액을 직접 배상하라고 명령해달라 요청하는 제도다.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판결을 받을 수 있어 절차가 간편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배상명령은 민사 판결과 동일한 효력(집행권원)을 갖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이 기각할 경우를 대비해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3단계: '민사소송'으로 최후의 보루를 마련하라.
배상명령이 기각되거나, 형사 재판과 별개로 확실한 권리를 확보하고 싶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 판결문이 민사소송에서 상대의 불법 행위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조언했다.
민사 판결을 받아두면 10년의 소멸시효 내에서 가해자가 출소 후 재산을 형성했을 때 언제든 강제집행을 통해 피해를 회복할 길을 열어둘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