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천원 받은 이경실 '우아란', 실체는 난각번호 4번…위법 소지 살펴보니
1만 5천원 받은 이경실 '우아란', 실체는 난각번호 4번…위법 소지 살펴보니
"무항생제·HACCP" 강조했지만
사육환경 오인하게 하면 '소비자 기만' 해당 가능성

방송인 이경실 씨가 선보인 계란 브랜드 ‘우아란’이 논란에 휩싸였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열악한 사육환경의 난각번호 4번 계란이었기 때문이다. /조혜련 스레드 캡처
방송인 이경실 씨가 야심 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계란 브랜드 '우아란'. 동료 연예인 조혜련 씨까지 나서 홍보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는 공분으로 들끓고 있다. 고급스러운 포장 뒤에 숨겨진 '난각번호 4번' 때문이다.
난각번호 4번은 0.05㎡, A4 용지 한 장도 안 되는 좁은 닭장에서 빽빽하게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뜻한다. 동물복지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등급이다. 그런데 가격은 30구에 15,000원으로 시중의 난각번호 1·2번(방사 및 평사 사육) 동물복지 달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난각번호 4번 계란을 1번인 양 포장해 비싸게 파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프리미엄 마케팅,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을까.

"무항생제·HACCP" 강조... 진실이어도 기만 될 수 있다
'우아란'은 제품 포장에 "무항생제", "HACCP 인증", "무살충제" 등을 큼지막하게 표시했다. 물론 이 인증들을 실제로 받았다면 그 자체는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표시들이 소비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이다.
식품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광고를 엄격히 금지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광고가 소비자를 속였는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난각번호 4번, 즉 가장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계란임에도 "무항생제", "HACCP" 등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어떨까. 소비자는 이를 보고 '깨끗하고 넓은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최고급 계란'이라고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행정법원은 과거 판결에서 "제품의 제조방법이나 품질과 직접 관련이 적은 내용을 강조해 다른 제품보다 우수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광고"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판시했다(서울행정법원 2020구합71949 판결).
따라서 '우아란'이 난각번호 4번이라는 중요한 사실은 축소하고 인증만 부각했다면 '소비자 기만 표시·광고'에 해당해 법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잡내 없이 우아하다"? 과장 광고의 경계
"잡내 없이 고소하다"라는 마케팅 문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맛이나 느낌 같은 주관적 표현은 광고에서 어느 정도 허용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 역시 선을 넘으면 문제가 된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좁은 케이지(4번)에서 생산된 계란에 대해 "잡내 없다", "우아하다"는 표현을 쓴 것은 객관적 품질과 현저히 다를 수 있다. 법원은 식품 효능이나 품질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하는 것을 거짓·과장 광고로 규정한다.
특히 2배나 비싼 가격과 결합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소비자는 비싼 가격과 화려한 문구를 보고 당연히 품질이 월등할 것이라 믿고 지갑을 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4번 계란이 2배 가격을 받을 만큼의 객관적인 품질 차이가 없다면, 이는 소비자를 속여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우아란 측 "난각번호보다 품질이 기준 돼야"
논란이 확산하자 우아란 측은 "동물복지란의 비싼 가격은 좋은 환경과 동물 존중에 매겨지는 것이지 품질 때문은 아니다"라며, 달걀 구매 기준이 난각번호가 아닌 품질이 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아란 공식 판매처인 프레시티지 측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 달걀 기준 신선도가 가장 좋은 A등급이 72HU인 반면, 지난해 말 측정한 우아란의 신선도는 이보다 48% 높은 106.6HU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