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의 "북한에 배상 요구 어렵다" 입장 발표⋯법적으로 따져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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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의 "북한에 배상 요구 어렵다" 입장 발표⋯법적으로 따져봤더니

2020. 07. 21 17:56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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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앞둔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연락사무소 폭파, 북에 배상요구 어렵다"

통일부도 '남북 투자 합의서' 근거로 같은 입장 밝혔는데⋯정말인지 법적 근거를 찾아봤다

지난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역시 "여러 검토를 했지만 배상은 어렵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정말 그런지 변호사들과 알아봤다. /연합뉴스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파한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우리 돈 수백억원이 들어간 이 건물을 무너뜨린 책임을 북한에 지울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상식적 행위지만 남북 관계 특수성상 손해배상 청구 등의 사법절차 해결은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변호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자문을 구해봤다.


변호사들은 왜 "손해배상 청구 가능하다"고 봤을까

"북한에 배상 요구는 어렵다"는 이 후보자의 입장이 알려진 직후. 통일부는 공식 브리핑에서 발맞춘 답을 내놨다. "여러 검토를 해 왔다"면서 "사법 절차에 따른 해결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판단 근거는 이랬다. '남북 사이의 투자 보장에 관한 합의서'에서 명시한 보호 대상은 '법인 또는 개인'이다. 그런데 이번에 폭파된 연락사무소는 '국가'의 소유 재산이므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다른 의견이었다. "통일부 측의 주장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규정을 근거로 하면 충분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의 김태훈 변호사,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률사무소 헤아림'의 우인식 변호사. /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의 김태훈 변호사,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률사무소 헤아림'의 우인식 변호사. /한변⋅로톡 DB⋅법률 사무소헤아림


①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사무실 관리 권한 침해"

우선적으로 변호사들이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한 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였다. 실제로 이 합의서는 제4조에서 "연락사무소 사무실과 비품들의 관리는 사용하는 측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회장 김태훈 변호사는 "해당 합의서를 근거로 북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북한의 일방적 폭파 및 철거로) 남측의 사무실 관리 권한을 침해했다고 주장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②헌법 제3조⋯"북한도 대한민국 영토, 책임 물을 수 있어"

변호사들은 "헌법 역시 근거"라고 했다. 헌법이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연락사무소가 위치한 개성 등 북한 땅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국가가 소유한 영조물(건축물)이 파괴되었으므로, 그 주체(북한)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군포로 소송에서도 북한을 '비법인 사단'으로 봐⋯"법리적으론 손해배상 가능"

김태훈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헌법 제3조를 근거로 북한에 국가재산을 파괴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북한을 (외국 국가가 아닌) '비법인 사단'으로 봤을 때 가능한데, 그렇게 본 최근 판례가 있다"고 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국군 포로가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은 "김정은 등이 국군 포로에게 2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변호인단은 "북한을 우리 사법권의 영향력이 미치는 '비법인 사단'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북한을 상대로 한 최초의 손해배상 판결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협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법률사무소 헤아림'의 우인식 변호사는 "이번 사건도 손해배상 청구는 법리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인다"며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선 북한을 국가가 아니라 반국가 단체 등 '비법인 사단'으로 봐야 하므로 이 후보자가 저렇게 답변한 것 같다"고 했다.


박생환 변호사도 비슷하게 해석했다. "사법부의 강제집행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면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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