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비·명품백 줬는데 불륜 아냐?"... 위자료 기각시킨 '반지'의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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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비·명품백 줬는데 불륜 아냐?"... 위자료 기각시킨 '반지'의 대반전

2025. 12. 09 17:1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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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운 정황 넘쳤지만 '결정적 한 방' 부재

법원 "부적절한 관계 의심들어도 입증 부족하면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편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여직원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과 보석을 선물하고, 심지어 호텔 숙박비까지 결제한 내역이 발견됐다. 아내는 남편과 여직원의 부정행위를 확신하며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으나 부정행위를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며 아내의 청구를 기각했다. 아내가 핵심 증거라고 주장한 여직원의 반지에 새겨진 이니셜이 사건의 흐름을 뒤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명품 선물과 호텔 결제 내역... 아내의 분노와 3천만 원 위자료 청구

사건의 발단은 아내 A씨가 남편 C씨의 수상한 행적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남편 C씨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피고 B씨는 그 회사의 경리 직원이었다.


A씨는 남편이 2018년 2월 27일경 직원 B씨에게 고가의 가방, 화장품, 보석류 등을 선물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어 2018년 4월 4일에는 남편이 B씨 명의로 예약된 호텔 숙박비를 결제한 내역까지 확인했다. 여기에 더해 B씨가 끼고 있던 반지에서 이니셜 'D'가 새겨진 것을 발견한 A씨는 이를 남편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판단했다.


여직원 B씨가 끼고 있던 반지는 남편이 구매했다고 확인된 물품은 아니었으나, 부인 A씨는 그 반지가 불륜의 유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확실한 외도라고 여긴 A씨는 직원 B씨를 상대로 "남편과의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3,000만 1,000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겉으로 드러난 정황만 보면 두 사람의 관계는 통상적인 고용주와 직원 사이를 넘어선 것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했다.


"반지의 제왕은 남편 아닌 남자친구"... 명품백은 '사죄의 선물' 반전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는 A씨의 주장과는 결이 달랐다. 의정부지방법원(2019가단122547)은 제출된 증거들을 면밀히 분석한 끝에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반전은 '반지'에서 나왔다. A씨는 B씨의 반지에 새겨진 이니셜 'D'가 남편 C씨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확인 결과 해당 이니셜은 B씨의 실제 남자친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륜의 징표라고 믿었던 증거가 오히려 피고에게 애인이 따로 있음을 증명하는 소재가 된 것이다.


남편이 건넨 고가의 선물 역시 다른 맥락으로 해석됐다. 법원은 남편 C씨가 B씨에게 선물을 준 사실은 인정했지만, 당시 두 사람의 대화 내역을 근거로 이를 '불륜의 대가'가 아닌 '사과'의 의미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편 C씨가 B씨에게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선물을 교부했으며 피고 역시 그와 같은 취지에서 받았을 여지가 크다"고 봤다.


호텔비 결제했지만 '각방' 썼다... "의심만으로 처벌 불가"

호텔 숙박비 결제 내역 또한 부정행위의 직접적 증거가 되지 못했다. 남편 C씨가 숙박비를 결제한 날, 실제로는 2개의 방에 대한 과금이 이루어진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이 같은 방에서 투숙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고 측은 남편 C씨와 직원 B씨의 관계를 증언한 회사 동료 F의 진술 등을 증거로 내세웠으나, 법원은 이 역시 배척했다. F가 남편 C씨를 통해 전해 들은 내용이 주를 이뤘고, 직장 내 관계상 피고가 보여준 태도가 실제 내심의 의사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이 소송에서 남편 C씨의 지위에 비추어볼 때, 그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증거 능력을 낮게 평가했다.


결국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남편과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하기에 부족하다"며 "두 사람 사이에 다소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는 있으나, 부정행위의 존재가 법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그를 뒷받침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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