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했어요" 캡처 화면 보여주고 '먹튀'…어르신 등치는 신종 사기, 처벌은?
"입금했어요" 캡처 화면 보여주고 '먹튀'…어르신 등치는 신종 사기, 처벌은?
명백한 사기죄, 상습범은 가중처벌

계좌이체 캡처 사진만 휙 보여주고 물건을 챙겨 달아나는 ‘먹튀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셔터스톡
계좌이체 완료 화면을 담은 스마트폰 캡처 사진 한 장이 어르신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돈을 보낸 척 화면만 빠르게 보여주고 물건을 들고 사라지는 이른바 '먹튀'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 "꿀팁"이라며 범죄 수법을 공유하는 젊은 층의 대화는, 이것이 단순한 장난이 아닌 악의적인 범죄임을 보여준다.
할머니의 눈물…"분명히 봤는데, 돈이 안 들어왔어"
"붕어빵 사 먹을 때 계좌이체 했던 화면 캡처해서 보여주면 속아."
"완전 꿀팁이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대화는 신종 사기 수법의 민낯을 드러낸다. 실제 전통시장에서 목격했다는 한 시민의 글은 피해 상황을 생생히 전한다.
젊은 남성이 계좌이체 화면을 슥 보여주고는 뛰듯이 사라졌고, 미처 화면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할머니는 뒤늦게 휴대전화를 열어보지만 입금 내역은 없었다. 할머니는 장사가 끝날 무렵까지도 "돈이 안 들어왔다"며 속상해했다.
이러한 범죄는 교묘하게 약점만을 노린다. 범행이 목격된 가게들은 ▲스마트폰 조작이 미숙한 어르신이 계산을 보고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받으며 ▲가게가 출구와 가깝고 ▲붐비는 시간대 종업원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범인들은 빠른 도주가 용이하고, 즉각적인 입금 확인이 어려운 환경을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다. 일부 상인들은 "입금되었습니다"라는 음성이 나오도록 블루투스 스피커를 설치하는 자구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꿀팁' 아닌 명백한 '사기죄'…최대 징역 10년
이러한 행위는 결코 '꿀팁'이나 장난이 아니다. 명백한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한다.
계좌이체 캡처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돈을 정상적으로 보냈다'고 상대를 속이는 명백한 기망행위다. 이에 속은 상인이 물건을 내줬다면 사기죄의 모든 요건이 충족된다. 대법원 역시 재산 거래에서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행위를 기망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만약 범행을 시도했지만 상인이 속지 않아 물건을 받지 못했더라도 사기미수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물론 피해 금액이 붕어빵 값처럼 소액이고 초범이라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죄질이 매우 나쁘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경우 상습사기죄로 가중처벌돼 실형을 피할 수 없다.
누군가의 정직한 땀방울을 노리는 범죄 수법이 '꿀팁'으로 공유되는 현실은 씁쓸함을 남긴다. 몇천 원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신뢰를 짓밟는 행위는 결국 무거운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