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보균 사실 숨기고 성관계, 치료 중이었다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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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보균 사실 숨기고 성관계, 치료 중이었다면 무죄?

2018. 08. 23 09:49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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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세포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평소 쉽게 퇴치했던 병균들이 우리 몸을 사정없이 공격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후천적으로 면역력이 없어진 상태를 에이즈라고 합니다. 일단 에이즈가 시작되면 대부분 1~2년 내에 사망한다고 하니 매우 무서운 질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이처럼 무서운 HIV에 감염된 사실을 숨기고 성관계를 했다면 어떠한 법적 제재를 받게 될까요?

A씨(남,20대)는 2014년 11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HIV 확진을 받았습니다. 이후 A씨는 콘돔 등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B씨와 지난해 최소 다섯 번의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A씨가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숨긴 채 성관계를 했으며, 이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전파매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A씨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꾸준히 받아 바이러스가 미검출 상태였기 때문에 전파매개의 가능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을까요?


A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바이러스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며 전파매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재판부는 "A씨는 성교 전에 HIV 확진 판단을 받은 상태였고, 적절한 감염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행위를 했던 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성교 당시 A씨가 전파매개가능성이라는 추상적 위험조차 초래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A씨의 주장처럼 성관계 전후 A씨의 'HIV RNA' 농도가 20 copies/mL 미만으로 매우 낮았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를 통해 HIV 바이러스가 소멸된 상태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A씨가 초범인 점, 피해자가 HIV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점, A씨에게 보호와 지원,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상대방이 HIV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감염 사실을 숨겼다면 그것만으로도 유죄’라고 법원은 본 것인데요. HIV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정액, 질액이나 혈액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HIV 바이러스 확진 이후에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성행위 시에는 콘돔 등의 예방조치와 함께 상대방에게 고지를 하라는 판단으로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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