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제기 vs 개인 권리 침해...KTX 박위 논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공익 제기 vs 개인 권리 침해...KTX 박위 논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KTX 사고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 모습 노출 후폭풍

2022년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간담회 참여한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운영하는 박위 씨 / 연합뉴스
유튜버 박위 씨가 KTX 낙상 사고 당시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공론화하려던 취지와 달리, 사고 수습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을 그대로 노출해 비판이 확산된 탓이다.
결국 박씨는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예정됐던 공공기관 강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라 해도, 영상에 등장한 타인의 권리를 침해했다면 문제는 없는 걸까?
KTX 사고 영상 공개, '안전' 알리려다 '공개 처형' 비판
사건은 한 KTX역에서 발생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박위 씨는 열차에서 내리던 중 이동식 경사로에서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박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에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그를 돕던 사회복무요원이 경사로를 발로 고정하는 모습이 담겼고, 이 과정에서 휠체어가 움직이며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 과정에서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상 공개 후, 사고가 고의가 아닌 실수였고 해당 요원이 사과까지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논란의 핵심은 사고 발생 사실이 아닌, 개인의 실수를 당사자 동의 없이 영상으로 공개한 방식의 적절성 문제였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공개 처형'이라는 지적까지 제기했다.
영상 삭제·사과했지만…서울시·강남문화재단 강연은 '취소'
박씨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그는 영상 공개 과정에서 자신을 도와주던 근무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고,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폭풍은 현실적인 활동 제약으로 이어졌다. 오는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6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인사이트 특강'이 취소됐다. 행사 관계자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강연인 만큼 박위의 현 상황을 고려해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뒤인 28일로 예정됐던 강남문화재단의 '위라클 박위의 토크콘서트' 역시 취소됐다. 재단 측도 "현재 보도된 내용에 따른 취소 결정"이라고 밝혔다.
공익과 인권 사이, CCTV 공개의 경계는
이번 사건은 공익적 문제 제기와 개인의 권리 보호 사이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박씨가 장애인 이동 안전 문제를 알릴 목적이었더라도, 그 과정에서 제3자의 모습까지 공개하는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이다.
공공장소의 CCTV에는 당사자 외에도 여러 사람의 모습이 담길 수 있다. 이를 동의 없이 콘텐츠로 활용할 경우, 영상에 등장한 제3자의 초상권이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논란이 확산하며 장애인 자녀를 둔 한 부모의 비판도 나왔다.
그는 자신을 사회복지학 전공자라고 밝히며, 사회복무요원 중에도 공식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박씨의 영상 공개가 경솔했다고 꼬집었다.
비록 강연 취소가 박씨의 법적 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익을 목적으로 한 영상 공개라도 그 방식과 범위에 신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