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중 공개한 개인정보, 징역/벌금 대신 '합법' 가능성 판단의 진실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소송 중 공개한 개인정보, 징역/벌금 대신 '합법' 가능성 판단의 진실은?

2025. 10. 13 16:4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변호사가 적의 '패'를 공개하며 시작된 논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 변호사가 소송 과정에서 상대방 주장의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가 뜻밖의 법정 다툼을 불렀다.


이 증거는 다름 아닌 상대방 측과 관련된 제3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가 담긴 계약서 사진. 하급심은 이 행위를 '개인정보 누설'로 규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으나, 대법원은 "소송을 위한 불가피한 행위"라며 정반대의 가능성을 제시, 사건을 뒤집었다.


'개인정보 누설' 누명 쓴 변호사 B, 사건 전개의 세 단계

이 사건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을 주장한 원고 A와 '정당한 소송 행위'를 주장한 변호사 B 사이의 손해배상 소송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 문제의 발단: 소송 대리인의 '계약서 사진' 제출 (종전 소송)

변호사 피고 B는 의뢰인 C의 소송(대전지방법원 2021가단7334)을 수행하던 중, C의 상대방 D가 사건 처리를 위임한 인물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원고 A임을 주장했다.


B는 이 주장의 근거로 A가 소외 G에게 피해보상금의 50%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내용이 담긴 이 사건 계약서 사진을 2022. 6. 8.자 준비서면에 첨부하여 서증으로 제출했다. 이 계약서에는 A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2. 하급심의 판단: '개인정보 누설'에 따른 위자료 지급 명령 (민사 1·2심)

원고 A는 변호사 B의 행위를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민사 1심(인천지방법원 2022가단12991)과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23나73048)은 A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B가 업무상 알게 된 A의 개인정보를 법원 제출을 통해 누설했으며,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B가 A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불송치 결정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추가 자료 없이 해당 계약서를 제출했고, 계약서가 종전 사건의 주된 쟁점을 입증하는 자료가 아니었으며 성명을 제외한 다른 개인정보까지 공개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B는 A에게 위자료 3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3. 대법원의 반전: '정당행위' 법리를 오해한 심리 미진으로 파기환송

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재판 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을 위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증거를 제출하는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명확한 법리를 제시했다.


뒤집힌 법정의 진실 '소송 필요성'이 개인정보 보호를 능가하는가

대법원이 하급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게 만든 핵심 쟁점과 반전은 다음과 같다.


핵심 쟁점: 법정 증거 제출 행위의 '위법성 조각' 여부

「개인정보 보호법」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소송상 필요한 증거 제출의 경우, 개인정보 제출의 경위와 목적, 정보의 성격, 침해되는 법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 판결의 반전: '공공기관인 법원'에 제출된 점을 주목하다

대법원은 변호사 B의 행위가 정당행위로 인정될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소송 행위의 불가피성: 변호사 B가 계약서를 제출한 목적은 원고 A가 변호사가 아님에도 경제적 이익을 취하며 사건을 수임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여 종전 소송 상대방 주장의 신빙성을 다투기 위함이었다. 이는 소송 행위의 일환이다.


  • 정보의 성격과 안전성: 계약서에 기재된 정보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로 민감정보 (사상, 신념, 건강, 성생활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 더 중요하게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공공기관의 지위에 있는 법원이라는 점이다.


  • 제3자 유출 위험성 극히 낮음: 소송기록 열람·복사 절차에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적용되므로, A의 개인정보가 종전 소송과 무관한 제3자에게 제공될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보았다.


하급심이 개인정보 누설의 위법성을 단정한 것과 달리, 대법원은 변호사의 방어권 행사가 침해되는 정보주체의 법익보다 더 중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하급심이 이러한 정당행위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시, 사건을 다시 판단하게 했다.


변호사 B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환송심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시 판단될 예정이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2021가단7334 판결문 (2022. 8. 26 선고)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3나73048 판결문 ( 2025. 1. 15. 선고)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