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받으면 3.9억 날릴 판" 집주인에 이자폭탄 가능?
"전세금 못 받으면 3.9억 날릴 판" 집주인에 이자폭탄 가능?
변호사 8인 "내용증명으로 알렸다면 특별손해 청구 길 열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 집 잔금 3억 9천만 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시세보다 비싼 보증금을 고집하는 집주인 때문에 발이 묶인 임차인.
전세금 미반환으로 발생한 고금리 대출 이자와 수수료까지 '특별손해'로 물릴 수 있을까?
내용증명 발송과 임대인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법정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변호사 8인이 집중 진단했다.

"보증금 안 주면 3.9억 날아갑니다"…특별손해, 인정될까?
새 아파트 매매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3억 9천만 원을 이미 지급한 임차인 A씨.
2026년 5월 29일 만기인 전세 보증금 3억 45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면, 거액의 계약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집주인은 시세보다 높은 보증금을 고집하며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데 소극적인 상황.
A씨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새 집 계약금과 중도금 3억 9천만 원이 몰취된다"는 내용과 "고금리 대출 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알렸다.
A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보증금 미반환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받게 될 고금리 대출 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다.
이는 민법상 '특별손해'에 해당하는데, 변호사들은 집주인이 손해 발생 가능성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1차와 2차에 걸쳐 내용증명을 통해 구체적인 손해 발생 가능성을 고지한 행위는 임대인의 예견 가능성을 확보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며 실제 발생한 고금리 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는 통상손해를 넘는 특별손해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내용증명 등을 통해 잔금 불이행 시 발생할 손해를 사전에 통지했다면 특별손해 주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집주인이 시세를 무시하고 부동산 연락을 피하는 행위도 단순한 채무 지연을 넘어 고의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임대인의 시세 무시 및 중개 방해 행위는 채무불이행의 고의를 입증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입니다"라며 "이는 단순 지연을 넘어 불법행위 책임을 구성하는 요소로 활용 가능합니다"라고 분석했다.
'2차 고지 미도달', '사업자 대출'…독이 될 수 있는 변수들
다만 변호사들은 특별손해를 인정받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몇 가지 위험 요소를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A씨가 보낸 2차 내용증명이 집주인에게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다만 현재 2차 내용증명이 미도달 상태인 점은 불안 요소입니다. 특별손해는 이행기(만기)까지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어야 하므로, 등기우편 외에도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출 실행 예정 사실과 이자율을 다시 한번 명확히 전달하고 상대방이 확인했다는 증거를 남겨두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잔금을 치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사업자 대출'을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 할 '독'으로 꼽혔다.
임대인 측에서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손권 변호사는 "실제 주택 매수 자금임에도 사업자 대출 등 다른 용도의 금융상품을 사용했다면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나 상당성이 문제될 수 있어 일부 감액 판단이 이루어지는 사례도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원금은 보증보험, 이자는 '가압류'로…투 트랙 전략은?
그렇다면 A씨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만기일에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즉시 주택도시보증공사(HF)에 보증보험 이행을 청구해 원금을 회수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발생한 이자 등 특별손해에 대해서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집주인에게 재산이 없으면 소용이 없으므로, 소송과 함께 '가압류'를 신청해 집주인의 다른 부동산이나 예금 등 재산을 묶어두는 것이 핵심이다.
HB & Partners의 이충호 변호사는 "보증보험을 통해 3억 450만 원의 원금을 회수하더라도 이자 등 특별손해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임대인의 다른 부동산 등에 민사집행법에 따라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라며 "가압류는 채권액이 산정되는 대출 실행 직후부터 곧바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구체적인 실행 시점까지 조언했다.
물론, 만기일 즉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