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상간남, 월급으로 위자료 받는 법
‘유령’ 상간남, 월급으로 위자료 받는 법
통신사 조회 실패?
변호사들이 밝힌 추적 비법과 최후의 카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상대방의 이름과 직장만 아는 막막한 상황. 통신사에 조회를 해도 '가입자 없음'이라는 답변만 돌아올 때, 소송을 포기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포기는 이르다”며, 법원을 통해 알뜰폰, 카카오페이까지 추적하고, 최악의 경우 직장 월급을 압류해 위자료를 받아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일단 직장으로 소장을 보내라”…모든 것의 시작
상간남 소송을 준비 중인 A씨는 이름과 전화번호, 직장 정보만으로 통신사에 사실조회를 신청했지만 '가입자 없음'이라는 회신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심지어 직장은 상간남을 감싸는 분위기라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A씨는 “인적사항을 확보하지 못한 채 판결을 받아도 위자료를 받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일단 소송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승원 한승미 변호사는 "의뢰인님께서 알고 있는 상간남의 이름이 정확하다면 상간남의 직장을 송달 장소로 지정하여 소장을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소장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송달'만 성공하면, 법원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상대의 신원을 추적할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 역시 "우선 직장으로 소장을 송달하시고, 알뜰폰 통신사를 상대로 사실조회신청을 진행하실 것을 권유드립니다"라며 소송의 첫 단추는 직장 주소 활용임을 분명히 했다.
법원의 '만능열쇠', 알뜰폰부터 카카오페이까지 추적
소송이 접수되면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나 그보다 더 강력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통신사에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통신 3사에 사실조회가 아닌 문서제출명령을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추적망은 3대 통신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간단명료하게 "알뜰폰 조회를 해보면 됩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숭인 임은지 변호사는 다른 전략을 내놓았다.
임 변호사는 "알뜰폰 통신사는 너무 많기도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하며, 대신 "피고가 해당 휴대전화 번호로 가입한 카카오톡 계정이 있고, 카카오페이를 이용 중이라면 이를 근거로 카카오페이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신청을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시간 소모가 큰 알뜰폰 조회 대신 핀테크 플랫폼을 공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소 알면 초본 발급 가능”…가족 명의 폰도 단서
만약 조회 결과 휴대폰 명의가 상간남 본인이 아닌 가족으로 확인되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법무법인 신광 정복연 변호사는 "휴대폰 명의자가 상간남의 가족이라면 상간남의 주소를 확보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주소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정 변호사는 이어 "상간남의 이름과 주소를 알게된다면 법원의 보정명령을 통해 주민센터에서 상간남의 초본발급이 가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즉, 가족 명의 폰을 통해 주소를 알아내고, 그 주소로 법원의 명령을 받아 주민등록초본까지 확보하는 연쇄적인 추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변호사들이 이처럼 인적사항 확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승소 후 '강제집행'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위드윤 윤성호 변호사는 "판결문에 인적사항이 기재되어야 판결을 받아도 집행이 가능합니다"라고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후의 무기 '월급 압류', 직장만 알면 피할 수 없다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 끝내 주민등록번호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길은 있다. 바로 '직장'이라는 정보다. 법무법인 신광 정복연 변호사는 위자료 청구 소송 등에서 이기더라도 상대방이 돈을 자발적으로 주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의 주소나 주민번호 등 인적사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설령 상대의 주민번호를 몰라도 소송에서 이겨 확정판결문만 있으면 그의 직장을 '제3채무자'로 지정해 '급여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는 법원이 직장에 직접 명령해 상간남의 월급에서 위자료를 떼어 피해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매우 강력한 조치다. '유령'처럼 신원을 숨긴 상간남이라도, 그가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법의 심판과 배상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