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 안 댔는데 유죄?" 단순폭행 초범 벌금 위기... 상해죄와 갈리는 결정적 반전
"손도 안 댔는데 유죄?" 단순폭행 초범 벌금 위기... 상해죄와 갈리는 결정적 반전
직접 접촉 없어도 성립하는 '유형력'의 공포
당신도 예외일 수 없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술자리에서 말다툼 도중 화를 참지 못해 상대방 발치에 맥주잔을 던졌다. 혹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차를 가로막은 사람을 향해 차를 조금씩 전진시키며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몸에는 손가락 하나 닿지 않았지만, 법원은 이들 모두에게 '폭행죄'의 멍에를 씌웠다.
실제로 대법원은 피해자의 안부를 밀치거나(대법원 67도1520), 목을 조르고(부산지법 2012노2833), 어깨를 발로 차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뿐만 아니라, 때릴 듯이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광주고법 2019노251), 차를 부딪칠 듯이 전진시키는 행위(대법원 2016도9302) 모두를 폭행으로 인정하고 있다.
"접촉은 선택, 고통은 필수" 법이 정의하는 폭행의 실체
형법 제260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할 때 성립한다. 여기서 유형력이란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주는 물리적 힘을 의미하며, 반드시 신체적 접촉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즉, 상대방의 신체적 자유와 안전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가 폭행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법원은 폭행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접촉 여부만 따지지 않는다. 행위의 목적과 의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그리고 피해자가 느낀 고통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다만 서울중앙지방법원(2022고정389) 판결과 같이,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수준의 극히 사소한 유형력 행사는 폭행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합의하면 끝나는 폭행 vs 합의해도 처벌되는 상해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폭행과 상해의 결정적 차이는 '신체의 생리적 기능 훼손' 여부에 있다. 단순 폭행은 신체의 안전 그 자체를 보호법익으로 삼지만, 상해는 피해자가 실신하거나(대법원 96도2529)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부상을 입었을 때 성립한다.
특히 단순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를 표시하면 수사나 재판 절차가 즉시 중단된다(인천지법 부천지원 2015고합140). 반면 상해죄는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으며, 법정형 역시 폭행죄보다 훨씬 무겁게 책정되어 있다.
가족 폭행부터 특수폭행까지, 가중처벌의 덫을 피하려면
폭행은 대상과 수단에 따라 처벌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다.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폭행할 경우 존속폭행죄(형법 제260조 제2항)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단체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을 범하는 '특수폭행'(형법 제261조), 또는 상습적인 폭행의 경우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다. 특히 군인이 군사기지 등 특정 장소에서 동료를 폭행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군형법 제60조의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