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교 영양사가 겪은 갑질·성희롱 "이사장 줄 명란젓 사와", "너무 이뻐요"
[단독] 학교 영양사가 겪은 갑질·성희롱 "이사장 줄 명란젓 사와", "너무 이뻐요"
창원지법 "성희롱 문자와 사적 심부름, 방치한 학교법인도 배상 책임"
줄줄이 배상 판결
![[단독] 학교 영양사가 겪은 갑질·성희롱 "이사장 줄 명란젓 사와", "너무 이뻐요"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73196457898439.jpg?q=80&s=832x832)
학교 영양사에게 성희롱 메시지를 보낸 교사와 사적 심부름을 시킨 행정실장, 조사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법인에 법원이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셔터스톡
학교 급식실 영양사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킨 행정실장과 성희롱성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교사, 그리고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학교법인 모두에게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방법원 정신구 판사는 지난 2월 4일, 고등학교 영양사였던 A씨가 학교법인과 행정실장 B씨, 교사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해당 학교 급식소의 영양사로 고용되어 근무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2023년 6월 2일 퇴직했고, 이후 관할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진정했다.
A씨가 학교에서 겪은 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원치 않는 교사의 구애는 '성희롱'
학교 교사인 C씨는 A씨가 입사한 지 한 달 남짓 된 무렵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지속적으로 불편한 연락을 취했다.
판결문에 적시된 C씨의 메시지는 선을 한참 넘은 상태였다. C씨는 A씨에게 "영양사님~~~ 너무 이뻐용", "벚꽃이 제 마음을 흔드네요~^^ 금요일 소풍 때 점심때쯤 뭐 하시나요? 제가 쏠게요~~", "어디든지 계신 곳으로 달려가겠습니다. 평일 낮에 봄소풍 대박이지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심지어 A씨의 생일날 새벽에는 장미 꽃다발 사진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의 셀카나 과거 사진 등을 전송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C씨의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아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 내지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음에도 성적인 접근 내지 구애를 한 것"이라며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이사장님 선물용 명란젓 사와라"…행정실장의 빗나간 지시
괴롭힘은 교사에게서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상급자인 행정실장 B씨는 영양사인 A씨에게 학교법인 이사장의 선물용 명란젓을 구매하고 보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재판부는 이를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상 직장에서의 지위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B씨의 위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건 덮기에 급급했던 학교법인…결국 모두가 지갑을 열게 됐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 A씨를 보호해야 할 학교법인의 대처는 안일했다.
학교 측은 다른 교사의 제보로 C씨의 성희롱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C씨로부터 '향후 개인적인 연락을 하지 않고 급식소에 출입하지 않겠다'는 서면 각서 한 장을 받는 것으로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하지만, 학교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관할 노동청 역시 학교법인에 조사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결국 재판부는 가해자들과 학교법인 모두에게 금전적 배상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성희롱 가해자인 교사 C씨에게 500만 원 ▲사적 심부름을 시킨 행정실장 B씨에게 100만 원 ▲조사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법인에 200만 원을 각각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창원지방법원 2024가단121930 판결문 (2026. 2. 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