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프로젝트를 훔친 '배신자', 수상 태양광 기술 탈취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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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프로젝트를 훔친 '배신자', 수상 태양광 기술 탈취 사건의 전말

2025. 09. 02 14:35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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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태양광 기술 전쟁, '복수혈전'인가 '범죄'인가

고흥만 수상 태양광 / 연합뉴스

한때 '동지'였던 이들이 첨단 기술을 놓고 '적'이 되어 법정에서 마주하게 됐다. 국내 수상 태양광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B사의 핵심 기술을 훔쳐 거대 프로젝트를 낚아챈 경쟁사 A사 일당이 검찰에 기소됐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기술 개발에 청춘을 바쳤던 한 직원의 배신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흥만 63MW, 모두가 탐냈던 거대한 먹잇감

2020년, 전북 군산 수상 태양광 발전소의 세 배가 넘는 규모의 '고흥만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이 발표되자 업계는 들썩였다. 총 발전 용량 63MW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거액의 하도급 계약이 걸린 거대한 먹잇감이었다.


경쟁에 뛰어든 수많은 업체 중 특히 눈길을 끈 두 회사가 있었다. 한쪽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식수용 댐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해온 B사. 다른 한쪽은 후발 주자지만 공격적인 영업으로 세를 불려가던 A사였다.


입찰을 앞둔 A사의 내부 회의는 암울했다. B사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특허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결론이 지배적이었다. 바로 이때, 충격적인 제안이 나왔다. 경쟁사의 기술을 '빼오자'는 것이었다.


'선의의 협조'를 가장한 기술 탈취의 덫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은 '선의의 협조'를 가장해 진행됐다. A사 임직원들은 B사의 컨소시엄에 접근해 "인허가에 참고하려고 한다"며 수상 구조물 설계도면(CAD) 파일을 요구했다.


경쟁사에게 쉽게 넘겨줄 수 없는 기밀 자료였지만, A사 직원들의 교묘한 말솜씨에 속아 넘어갔다.


A사는 건네받은 파일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저 도면의 '이름'만 바꿔 입찰에 제출했을 뿐이었다. B사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하고 수십억 원을 들여 획득한 핵심 기술이 단 한순간에 도용된 것이다. 이들은 결국 B사를 제치고 고흥만 프로젝트 하도급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B사 관계자는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A사의 범행으로 다른 사업까지 악영향을 받고 있다"며 막대한 손실을 호소했다.


내부자의 배신,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려 있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사건에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A사로 이직한 한 직원이 과거 B사에서 근무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는 퇴사 당시 "영업비밀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겠다"고 서약했지만, B사의 내부 정보가 담긴 노트북을 몰래 가지고 A사로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B사 측은 "이 직원이 협력업체 관련 정보들까지 빼갔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기술 탈취는 단순한 부정 경쟁이 아니라, 내부자의 배신으로 이뤄진 계획적이고 악의적인 범죄였던 셈이다.


부정 경쟁의 대가, 징역과 막대한 손해배상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A사 임직원 7명과 해당 법인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공모해 부정한 이익을 얻고 피해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했다"며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면, 영업비밀을 침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이득액이 5억 원을 초과하면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A사는 B사에 손해배상을 해야 하며,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치고 기업의 기술 개발 의욕을 꺾는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얼마나 강력한 제재를 가할지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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