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X같이 해" 스태프 앞 박나래 폭언, 법대로 따져보니 '모욕죄' 확실
"일 X같이 해" 스태프 앞 박나래 폭언, 법대로 따져보니 '모욕죄' 확실
공연히 욕설했다면 모욕죄 성립 가능
직장 내 괴롭힘 소지도 다분

코미디언 박나래가 매니저 갑질 의혹에 휘말리며 구설에 오른 가운데, 전 매니저가 구체적인 폭언 내용을 공개했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서로의 오해를 풀고 앙금을 털어냈다." 지난 8일, 방송인 박나래가 전 매니저와의 갈등설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대중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전 매니저들의 기억은 달랐다. 새벽 3시에 불려 간 자리에서 사과 대신 "다시 나랑 일하면 안 되냐"는 요구를 들었고, 노래방에 가자는 제안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양측은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핵심은 박 씨가 매니저에게 행한 발언들의 수위다. 단순한 업무 지시나 질책을 넘어선 폭언이 있었는지, 이것이 법적으로 처벌 가능한지가 쟁점이다. 전 매니저들의 주장 속 박 씨의 발언들을 법의 저울에 달아봤다.
"X같이 할 거면"⋯공개된 장소였다면 모욕죄 직행
전 매니저가 주장하는 가장 결정적인 폭언은 촬영 소품 준비 과정에서 나왔다. 매니저가 소품을 찾지 못하자 박 씨는 "X같이 할 거면 너 왜 하냐", "잡도리를 해야겠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발언이 나온 장소와 상황이다. 당시 현장에는 메이크업 원장과 다른 스텝들이 함께 있었다.
형법상 모욕죄(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할 때 성립한다. 법원은 "소수에게 말했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본다(대법원 2020도5813 판결). 제3자가 듣는 앞에서 "X같이 한다"는 경멸적 표현을 썼다면, 이는 단순한 호통이 아니라 형사 처벌 대상인 범죄가 될 수 있다.
불법 의료행위 거부에 "일 왜 하냐"⋯이건 직장 내 괴롭힘
더 심각한 문제는 소위 '주사 이모'와 관련된 발언이다. 전 매니저는 박 씨가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게 링거와 약물 투여를 받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어 해당 인물이 제공한 약을 건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박 씨는 "이런 것도 못 해주면 일을 왜 하냐"며 욕설과 함께 화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①지위의 우위를 이용해 ②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③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다. 고용주인 박 씨가 피고용인에게,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강요하거나 이에 대한 정당한 우려를 욕설로 묵살했다면 이는 명백히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최근 울산지법은 "네가 하는 일이 없다"며 폭언을 일삼은 상사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바 있다(울산지방법원 2022가단112549 판결). 하물며 불법 소지가 있는 심부름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다면, 위법성은 더욱 커진다.
"공황장애 올 것 같다"는 문자, 법적 효력은?
박 씨는 전 매니저가 내용증명을 보내자 "너무 무섭다.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이 올 것 같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발언 자체는 자신의 심경 토로이기에 법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맥락을 봐야 한다.
전 매니저 측은 이를 합의를 위한 감정적 호소 혹은 심리적 압박으로 받아들였다. 법적 책임을 논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감정적 호소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추후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기미를 판단할 때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결국은 증거 싸움⋯민·형사 책임 동시에 물을 수도
현재 상황은 진실 공방이다. 하지만 전 매니저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박 씨는 매우 곤란해진다.
민사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손해배상 책임(민법 제750조)을, 형사적으로는 모욕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고용주가 직원에게 위법한 행위를 지시하고 폭언했다는 점은 노동청 진정 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박 씨 측도 "철저한 조사와 법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