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10억 빌려줬다 파산 위기…엄마는 결국 아이들에게 수면제를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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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10억 빌려줬다 파산 위기…엄마는 결국 아이들에게 수면제를 먹였다

2026. 05. 11 14:01 작성2026. 05. 11 15:42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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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0만 원 이자 감당하려 '돈 돌려막기'

가족 탄원이 형량 갈랐다

무속인에게 빌려준 10억 원이 화근이 돼 두 자녀를 살해하려 한 어머니에게 항소심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무속인에게 10억 원을 빌려줬다가 파산 위기에 몰린 어머니가 두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자살을 시도했다. 아이들은 살아남았고, 어머니는 법정에 섰다.


A씨가 무속인 B씨를 처음 만난 건 가게 손님으로 인연이 닿으면서였다. B씨는 이듬해부터 A씨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월 2~10% 수준의 높은 이자를 꼬박꼬박 돌려주는 B씨를 A씨는 믿었다.


2022년쯤, A씨는 지인 4명에게 돈을 빌려 마련한 약 10억 원을 B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2024년 4월쯤부터 B씨는 이자 지급을 밀리기 시작했다. A씨는 B씨와 함께 지인 4명에게 매월 5000여만 원 수준의 이자를 주기 위해 돈을 돌려막는 상황에 내몰렸다.


신변을 비관한 A씨는 B씨와 동반자살을 결심했다.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했던 A씨는 남편에게 "나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냐"고 물었다. 남편이 "자신이 없다"고 답하자, A씨는 인터넷에 '부모 없이 아이만 사는 게 더 좋은지'를 검색했다. 범행 이틀 전의 일이었다.


A씨는 B씨와 논의 끝에 두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자신들도 죽겠다고 결정했다. 수면제 여러 알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자살을 시도했다. 이들은 지인의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태지영)는 지난해 7월 23일 아동학대살해 및 자살방조미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관련기관 5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모가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 대상인 미성년 자녀의 생명을 빼앗으려 한 행위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고 부모에 대한 자녀의 신뢰를 배반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또 "(피해 아동들에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처도 장기간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범행이 미수에 그쳤으며, 남편을 비롯한 피해 아동 가족이 선처를 탄원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됐다.


검찰과 A씨는 각각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박은영)는 지난 2월 5일 A 씨의 항소가 이유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 징역 2년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관련기관 3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친부를 비롯해 피해 아동 가족들이 피해 아동들의 양육에 A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피해 아동들 역시 A씨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동기나 경위에 일부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된 사안이다. 아동학대살해는 아동학대 행위로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죄목으로, 미수라 하더라도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미수에 그친 점, 피해 아동 가족의 탄원, 피고인의 반성 태도가 1심과 항소심 모두에서 형량을 낮추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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