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공개 반전은 없었다⋯대법원, '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집행유예 확정
CCTV 공개 반전은 없었다⋯대법원, '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집행유예 확정

여성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배우 강지환이 지난 6월 수원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강지환은 5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연합뉴스
준강간⋅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이 5일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강지환 측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지환은 지난해 7월, 자택에서 여성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1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지환은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밝히면서도, 강제 추행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앞선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강지환은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지난 8월, 자택 내부의 CC(폐쇄회로)TV와 피해자의 카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반전'이 나올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지환 측 주장을 보강하는 듯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 강지환 측은 재판에서 준강간 혐의만 인정했다. 준강제추행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재판장 최장훈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보면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강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최 부장판사는 강지환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점이 양형에 고려됐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3년간 취업 제한도 함께였다.
이후 검찰과 강씨는 둘 다 항소했다.
2심에서도 강씨 측은 여전히 준강제추행 혐의는 부인했다.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더불어, 피해자 진술이 달라진 점도 문제 삼았다. 진술 신빙성을 깨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6월, 2심 재판을 맡은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노경필 부장판사)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살펴보면 유죄를 인정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했다. "죄질이 좋지 않고, 준강제추행에 대한 범행은 부인하고 있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쟁점이 됐던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는가'에 대해서도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 진술에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신빙성이 부족하다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 내용과 범행 경위, 피해자의 선처 요구 등을 종합할 때 형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강지환 측은 2심의 결과에 재차 반발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당시 여론은 "반성한다"면서 재판을 두 번이나 불복한 강지환을 비판했다.
그런데, 이후 강지환 자택의 CCTV와 카카오톡 대화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여론이 급반전됐다.
당시 CCTV에는 술에 취한 강지환을 두 피해자가 부축하여 방으로 옮기는 모습과, 강지환이 잠든 사이 샤워를 하고 집을 구경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카카오톡 내용에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 메시지를 보낸 정황 등이 담겨있었다. 강씨 측의 "피해자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처럼 보였다.
급기야 대법원에서의 결과가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강지환 측은 재판 내내 준강제추행 혐의는 인정하지 않으며, 당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왜 이렇게까지 '피해자의 상태'에 집중한 걸까.
형법상 '준강제추행'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즉, ①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②강제추행을 당해야 성립되는 범죄다. 둘 중 하나라도 성립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된다.
강씨 측은 항거불능 부분(①)을 깨뜨려 해당 혐의 전체를 무죄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며 강지환의 상고를 기각했다. 즉, 준강제추행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이미 인정한 준강간혐의는 대법원에서 다루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 당시 강씨의 행동, 느꼈던 감정, 추행 직후의 상황과 그에 대한 대처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강지환에게 받은 '합의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후에 강씨로부터 고액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항거불능 상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