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쁘게 웃는다"며 3명에게 휘두른 칼…검찰은 '살인미수', 법원은 '특수상해'
"기분 나쁘게 웃는다"며 3명에게 휘두른 칼…검찰은 '살인미수', 법원은 '특수상해'
재판부 "여러 흉기 중 커터칼 선택, 치명적 급소 공격도 아냐" 징역 7년

길에서 시비가 붙은 뒤, 기분 나쁘게 웃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10대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애초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살인 고의가 없다고 보고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셔터스톡
대구 동성로에서 한 10대 여성이 길에서 시비가 붙은 다른 10대 3명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자신을 향해 기분 나쁘게 웃었다는 게 범행 이유였다.
3명의 피해자는 얼굴 등 신체 곳곳을 찔렸다. 검찰은 위험한 신체 부위에 수차례 칼을 휘두른 점을 감안해 A양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선택은 특수상해였다.
지난 21일, 대구지법 형사 11부(재판장 이상오 부장판사)는 A양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왜 검찰의 살인미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 A양이 커터칼을 구매할 당시, 편의점에는 살인에 더 적합한 흉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면 커터칼이 아닌 다른 흉기를 구매했을 거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A양은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을 살해하겠다는 언행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격 부위에 대한 판단도 갈렸다.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야 할 위험한 신체 부위였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치명적인 급소로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A양이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면서 "다만 피해자 중 일부가 중상을 입었고 얼굴에 큰 상처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양형기준에 따르면, 가해자에게 어떤 혐의가 적용되느냐에 따라 형량은 크게 갈린다. 살인죄는 기본 권고 형량만 징역 10년~16년이다. 미수범죄는 형량 하한을 3분의 1로, 상한은 3분의 2로 감경해 적용하지만 이미 피해자가 다수란 점에서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특수상해는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가중 처벌하더라도 권고 형량이 징역 5년 정도다. 비록 이번 재판에서 권고 기준보다는 높은 형량이 선고됐지만, 살인미수죄 상한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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