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검색기록 부모님이 본다고?" 인스타 자해 알림, 국내법 충돌 쟁점
"내 검색기록 부모님이 본다고?" 인스타 자해 알림, 국내법 충돌 쟁점
메타 청소년 보호 기능 국내 도입 예고에 선명해진 갈등 요소
자살예방법 취지에는 부합하나 개인정보 보호법상 연령별 명시적 동의 절차가 관건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자해 검색 알림 기능이 국내에 합법적으로 안착하려면,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의 명시적 동의와 정교한 제3자 정보 제공 절차 마련이 필수적이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청소년이 소셜미디어에서 자살이나 자해와 관련된 단어를 검색하면 곧바로 부모에게 알림이 가는 시대가 열린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10대 청소년이 짧은 시간 안에 자살이나 자해 관련 용어를 반복적으로 검색할 경우 부모에게 즉각 알림을 보내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미국에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우울증과 중독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이 대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재판이 벌어지는 가운데,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고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꺼내든 긴급 처방이다.
이 알림 기능은 부모의 동의를 전제로 운영되는 청소년 관리 프로그램에 등록된 계정에 한해 적용된다. 자살이나 자해라는 직접적인 단어뿐만 아니라 이를 조장하거나 암시하는 문구를 검색해도 작동하며, 부모가 사전에 등록한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왓츠앱 등을 통해 즉각적인 경고가 전송된다.
인공지능과의 대화에서 특정 위험 주제가 감지될 때 부모에게 알리는 유사한 기능 역시 현재 개발 중이다.
해당 기능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우선 적용된 후 올해 말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확대 도입될 예정이다.
메타는 무분별한 알림으로 유용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알고리즘을 조정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거칠 계획이다.
취지는 명확하고 긍정적이다.
위험에 처한 청소년을 부모가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는 안전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능이 올해 말 한국에 상륙하기 위해서는 국내 법률이 규정한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메타가 청소년의 검색 기록을 수집해 부모에게 넘기는 행위는 한국 법제상 여러 갈등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생명 보호인가 사생활 침해인가, 엇갈리는 자살예방법과 개인정보 보호법
우선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해 자살유발정보를 유통해서는 안 되며, 대형 플랫폼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협력할 의무를 진다.
메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자살예방법의 취지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인터넷게임 제공을 금지한 셧다운제에 대해 청소년 보호라는 공익이 크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4. 4. 24. 선고 2011헌마659,683 병합 결정). 물리적 강제 차단이 아닌 부모 동의 기반의 자율적 알림 기능인 메타의 정책은 기본권 침해 소지가 훨씬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상시적 신고조치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판단한 점(헌법재판소 2018. 12. 27. 선고 2017헌마901 결정)을 고려하면, 메타의 적극적인 알림 기능은 플랫폼의 실질적 보호 의무를 이행하는 긍정적인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14세 미만은 부모 동의로 충분, 그렇다면 14세 이상은?
가장 큰 쟁점은 검색 정보라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제3자인 부모에게 제공하는 과정의 합법성이다. 대법원은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라도 이를 수집하고 이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며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49933 판결).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은 만 14세를 기준으로 동의의 주체를 엄격하게 분리한다. 만 14세 미만 아동의 경우 개인정보 처리를 위해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따라서 메타가 부모의 동의를 전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14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정보 수집은 법적으로 큰 무리가 없다. 단, 아동 본인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해당 사실을 고지해야 할 의무가 동반된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만 14세 이상 청소년이다. 만 14세 이상은 법적으로 완전한 정보주체로 인정받기 때문에 부모의 동의만으로는 검색 기록을 수집할 수 없다.
반드시 청소년 본인의 자발적이고 명시적인 동의가 필요하다. 자살 위험이라는 급박한 생명 및 신체의 이익을 위해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존재하지만, 이를 특정 위기 상황이 아닌 사전에 포괄적으로 일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동의 안 하면 인스타 못 해?" 강제 적용 불가, 정교한 분리 동의 필수
청소년의 검색 기록을 수집 및 분석하는 것과 이를 부모에게 전송하는 것은 법적으로 완전히 별개의 행위다. 전자는 정보의 수집 및 이용이고, 후자는 제3자 제공에 해당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메타는 이 두 가지 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보주체에게 알리고 각각 별도의 뚜렷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사항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4두2638 판결).
만약 이러한 적법한 동의 절차 없이 청소년의 검색 정보를 부모에게 임의로 전송할 경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간주되어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위험이 존재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1. 4. 선고 2013나49885 판결).
나아가 메타가 이 알림 기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서비스 이용 자체를 차단하거나 제한해서는 안 된다.
선택적 동의 사항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멈추는 것은 법률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 한국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메타는 연령별 정보주체를 정확히 식별하고, 청소년 본인과 부모의 동의를 적법하게 나누어 받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글로벌 IT 공룡의 선의가 한국의 촘촘한 개인정보 보호망 안에서 합법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결책으로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