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나선 지 6일 만에 조산…쌍둥이 딸 가슴에 묻은 엄마, 재판부는 왜 고개를 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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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나선 지 6일 만에 조산…쌍둥이 딸 가슴에 묻은 엄마, 재판부는 왜 고개를 저었나

2026. 06. 17 14:0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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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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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4주차 쌍둥이 조산 후 여아 사망

산모 "고위험군인데 진단·설명 소홀" 소송

법원 "병원 과실로 보기 어려워" 청구 기각

쌍둥이 조산으로 딸을 잃은 산모가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셔터스톡

임신 24주차에 양수가 흐르는 느낌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귀가 조치를 받은 뒤, 6일 만에 쌍둥이를 조산하고 끝내 딸을 잃은 산모가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다태(쌍둥이)임신의 의학적 특성과 당시 진료 기록을 근거로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의정부지방법원 김선용 판사는 최근 산모 A씨가 산부인과 병원장 B씨를 상대로 낸 1억 7500여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양수 흐르는 느낌"에 내원했지만 귀가⋯6일 뒤 조산으로 딸 잃은 산모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 9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쌍둥이를 임신 중이던 A씨(당시 임신 24주 5일)는 오전 중 양수가 흐르는 느낌이 들어 곧바로 B씨의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초음파 검사와 나이트라진 검사 등을 진행한 뒤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A씨를 귀가 조치했다.


비극은 6일 뒤인 9월 27일에 발생했다. A씨는 복통과 함께 피가 흘러나오는 증상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자궁경부가 3~4cm가량 열려 있는 '자궁경관무력증' 소견이 관찰됐다. 자궁경관무력증은 진통 없이 자궁경부가 열려 조산이나 유산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의료진은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상급병원으로 A씨를 급히 전원시켰다. 하지만 전원 직후 자궁경부가 5cm까지 열리며 태아 다리가 빠져나왔고, 결국 당일 오후 제왕절개로 남아와 여아 쌍둥이를 출산했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0.81kg에 불과했던 극소저체중 신생아들은 곧바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그중 여아는 두 달여 뒤인 11월 23일 끝내 숨을 거뒀다.


산모 "자궁경부 안 재고 설명도 부족" vs 병원 "최선의 조치 다했다"


A씨는 B씨 병원의 '진단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35세의 고령 산모이자 과거 유산 경험이 있는 쌍둥이 임신부로서 고위험 산모에 해당함에도, 병원 측이 9월 21일 내원 당시 자궁경부 길이조차 측정하지 않는 등 추가 평가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A씨 측은 "자궁경관무력증을 조기에 진단해 호르몬 투여나 자궁경부를 묶는 원형결찰술을 시행했다면 조산과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귀가시킬 때 이상 증상이 재발하면 즉시 내원하라는 지도·설명도 없었다"며 병원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의료진의 진단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9월 21일 내원 당시 의료진이 질경을 이용해 직접 관찰했을 때 자궁경부가 열리지 않았고 양막 파수 소견도 없었으며 초음파상 태아 심박수도 정상이었다"며 "당시 시점에서 자궁경관무력증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 "쌍둥이 임신엔 조산 방지 시술 효과 없어⋯과실 묻기 어렵다"


재판부가 병원 측 손을 들어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다태임신'이라는 의학적 특성이었다.


산과학 학회 지침에 따르면, 다태임신의 경우 현재까지 조산 예방을 위한 프로게스테론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또한 다태임신에서 자궁경부 원형결찰술은 조산 방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조산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이에 근거해 재판부는 "피고 의료진이 원고의 자궁경관무력증을 진단해 해당 조치를 취했더라도, 조산을 방지할 수 있었다거나 출생아의 사망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통상적인 외래진찰 간격인 2주보다 단축해 1주 후로 진료 예정일을 정했다"며 "원고 역시 임산부에게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에 연락하거나 내원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료기록에 구체적인 설명 내용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의무 위반을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9월 21일 귀가 후 9월 27일까지 양수가 계속 흐르는 증상이 있었다고 인정할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의료진에게 진료상 과실이 있다거나 지도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2025가단102922 판결문 (2026. 3. 26.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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