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이 밥 준 길고양이, 제 차를 긁었는데…배상받을 수 있나요?
'캣맘'이 밥 준 길고양이, 제 차를 긁었는데…배상받을 수 있나요?
공동현관서 밥 주고 집에까지 들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빌라에 사는 A씨는 몇 달째 이웃 B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B씨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처음엔 공동현관 안에서 밥을 주더니, A씨의 항의 후에는 밖에서 주면서도 고양이를 집 안에 들였다가 다시 공동계단에 내놓는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A씨의 차 보닛에는 고양이가 할퀸 자국이 남았다.
B씨는 본인이 밥을 주는 건 맞지만 길고양이라 책임은 없다고 주장한다. A씨는 B씨에게 차량 수리비 등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고양이 권리가 우선'이라며 밥 주기 계속…결국 차량 스크래치
A씨가 사는 빌라 1층 주민 B씨는 몇 달 전부터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장 나 열려있던 공동현관 안으로 고양이를 들여 자기 집 현관문 앞에서 밥을 줬다.
이로 인해 냄새가 나고 고양이가 위층까지 올라와 A씨는 밤에 계단에서 고양이 때문에 놀라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양이 알레르기도 있는 A씨는 B씨에게 배식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B씨의 행동은 계속됐다. 심지어 B씨는 자신의 집 안에 고양이를 들였다가 다시 공동계단에 방사하는 행동을 반복했고, "세입자 권리보다 고양이가 우선"이라는 말까지 했다.
결국 A씨의 차 보닛 위에 고양이가 올라가 도장 면에 스크래치를 냈다. A씨는 B씨가 밥을 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녹음 파일과 고양이가 차에 올라가 있는 사진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법원, '실질적 지배' 있다면 길고양이도 점유 책임 인정
결론부터 말하면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한 먹이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지배·관리'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민법은 동물의 점유자는 그 동물이 다른 사람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제759조). 여기서 '점유'는 소유권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상의 지배·관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사안의 핵심 쟁점은 이웃 주민을 길고양이의 '점유자' 또는 '보관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라며 "점유자로 인정된다면 고양이가 차량에 입힌 손해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역시 "단순한 길고양이 급식 수준을 넘어 특정 세대가 공동주택 내부에 고양이를 들이고 반복적으로 관리·급식하는 행위"라며 "실질적으로 고양이에 대한 사실상 지배·관리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평가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봤다.
강 변호사는 "상대방이 자신이 밥을 주고 고양이를 돌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 점유자 또는 관리자의 지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차량 수리비·위자료 청구, '급식 금지' 가처분도 방법
법적 절차를 밟는다면 차량 스크래치에 대한 수리비는 물론,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김영호 변호사는 "주거 평온 침해, 공포감 조성, 알러지 위험 노출 등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며 "이웃이 배식 중단 요청에도 '세입자 권리보다 고양이가 우선'이라며 행위를 지속한 점은 위자료 산정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가능하다. 김 변호사는 "공용부분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방사하는 행위를 금지해달라는 '방해배제 및 예방 청구'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대현 변호사는 소송에 앞서 "내용증명으로 정식 배식 중단 및 손해배상 의사를 통보해 경고 효과를 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