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남편 신문사 소속 '김영아 기자' 논란⋯허구의 인물이라도 법적 문제 없다
윤미향 남편 신문사 소속 '김영아 기자' 논란⋯허구의 인물이라도 법적 문제 없다
수원시민신문 소속 김영아 기자는 누구?⋯ 아무도 본 적 없지만, 하루 작성 기사는 평균 26개
변호사들 "'유령 기자' 의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처벌은 어렵다"

윤미향 당선인 의혹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윤 당선인 남편 김삼석씨가 운영하는 신문사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수원시민신문에서 김영아 기자가 작성한 기사들. 오늘도 약 30건의 기사를 작성했지만 아무도 본 적이 없어 유령 기자 의혹이 번지고 있다. /수원시민신문⋅셔터스톡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이 '유령 기자'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언론의 집중포화가 남편 김삼석씨에게로 번졌는데, 그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기자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이 '유령 기자'가 정의연을 옹호하거나 윤미향-김삼석 부부의 자녀를 홍보하는 기사를 썼다는 점에서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커졌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김씨가 만들어낸 허위 인물 아니냐"는 문제 제기까지 이어졌다.
'김영아 기자'의 활동 내역도 일반적이지 않다. 7년 넘게 하루 평균 26건의 기사를 썼지만, 취재현장에서 그를 봤다는 사람이 없다. 김영아 기자의 이메일 주소 역시 수원시민신문 대표 이메일이었다.
급기야 한 시민 단체는 해당 신문 발행인인 김삼석씨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내세워 기사를 썼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사문서위조⋅행사 혐의,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사안을 검토해 본 변호사들은 "취재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추정되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는 입장을 냈다.
변호사들은 "우선 사문서위조⋅행사죄의 성립에 필요한 구성요건 세 가지가 모두 성립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당 죄가 성립하려면 ①사문서를 ②작성 권한이 없는 자가 ③도용하는 등 '위조'하거나, 기사로 내보내는 등 '행사'해야 하는데, "그렇게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①사문서 : 언론 기사는 '사문서'로 볼 수 있나?
변호사들은 "언론사의 기사를 법적인 '사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사문서란 사인(私人)이 권리나 의무, 또는 사실 증명에 관해 작성한 문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사문서로 인정되려면 계약서, 이력서와 같이 법률관계 등을 증명하는 문서여야 하는데, 언론 기사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문서라는 취지였다.
법률사무소 산음의 김준희 변호사는 "언론 기사를 이러한 권리 의무⋅사실 증명에 관한 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법무법인 해율의 안성열 변호사도 "언론 기사를 사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로베리의 박원연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법률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사항을 증명하지 않는 시, 소설, 수필 등은 법적으로 사문서가 아니다"라며 "언론 기사 역시 사문서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김씨가 허위로 기사를 내보냈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이 죄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법률 자문

②작성 권한 없는 자 : 신문 발행인에게 '작성 권한'이 없다고 볼 수 있나?
설사 언론 기사를 '사문서'가 맞는다고 하더라도, 변호사들은 "김씨를 이 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씨를 '작성 권한이 없는 자'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법무법인 초석의 김정수 변호사는 "김씨는 수원시민신문의 발행인이자 편집인이기 때문에 기사를 작성해 올릴 권한이 있는 자"라며 "이 때문에 만약 김씨가 '김영아 기자'를 자신의 필명이라고 주장할 경우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안성열 변호사 역시 "김씨는 수원시민신문의 발행인"이라며 "작성 권한 없는 자의 기사 발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박원연 변호사도 "김씨가 '김영아'를 사칭한 게 아니라 필명으로 직접 사용했다면 이 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③위조 또는 행사 : 기사 작성을 위조로 볼 수 있나?
두 가지 조건을 넘겨도, 마지막 고비가 남는다. 변호사들은 "김씨가 사문서를 '위조'하거나, '행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해당 죄의 보호법익이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인 점에 비추어 볼 때, 기사를 발행한 점만으로는 "이러한 법익을 해치는 '위조'나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준희 변호사는 "만약 김영아 기자의 기사에 공공의 신용을 해칠 위험성이 담긴 내용이 있다면 이 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대법원은 해당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사를 작성해 내보낸 정도로는 이 죄로 처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 역시 어렵다"고 했다. 이 죄는 '타인의 업무'를 방해해야 성립하는데, 김씨는 그게 아니라 '본인의 업무'를 스스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김준희 변호사는 "김씨가 유령 기자 활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수원시민신문이 법인으로 등록되었다면 해당 법인의 업무를 방해한 게 맞지만, 해당 신문은 김씨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