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보만 찢은 게 아니다"…선거범죄 2295건의 민낯
"벽보만 찢은 게 아니다"…선거범죄 2295건의 민낯
경찰청,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사범 수사 현황 공개
딥페이크도 수사 중, 경찰 “공정 선거 위해 엄단”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대구여고 체육관에 마련된 범어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 중인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선거사범 2,295건, 2,56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중 8명이 구속됐으며, 전체의 95%가 넘는 2,433명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선거일 공고 다음 날인 4월 9일부터 전국 278개 경찰관서에 전담반을 꾸리고 24시간 수사상황실을 운영해왔다. 수사 결과, 현수막 및 벽보 훼손(1,907명)이 전체의 74.3%로 가장 많았고, 허위사실 유포(189명), 선거폭력(137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 영상 등 신종 수법도 등장해 30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수사 단서는 일반 시민의 신고(58.5%)가 가장 많았고, 수사의뢰와 고발, 경찰의 자체 인지도 뒤를 이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규모가 지난 20대 대선보다 1,182명(85.5%), 19대 대선보다는 1,609명(168.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급증은 물리적 충돌과 혐오 표현, 벽보 훼손 등 대면형 범죄가 늘어난 점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 사례에서도 폭행, 흉기 협박, 유세 방해, 현수막 절단 등 강력한 물리적 수단이 자주 등장했다. 제천에서는 피의자가 흉기를 든 채 선거운동원 6명에게 접근해 욕설을 했고, 부산에서는 “나도 선거를 방해할 권리가 있다”며 유세 차량 앞에 드러누운 피의자도 있었다.
선거법 위반의 공소시효가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짧다는 점을 고려해 경찰은 선거일 이후 4개월 동안을 ‘집중수사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사 결과는 검찰과 공유해 조속한 송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혼란과 진영대립이 선거범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끝까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