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의대생 "장기기증 서약했으니 감형해달라"⋯진짜 감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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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 의대생 "장기기증 서약했으니 감형해달라"⋯진짜 감형될까?

2025. 08. 19 16:3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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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감형 사유 안 돼

진정한 반성 태도와 범행 중대성이 핵심

의대생 최씨가 2024년 5월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연인을 28차례 찔러 살해한 의대생 최씨가 대법원에 "장기기증을 서약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훼손한 생명을 되돌릴 수 없기에 내린 참회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기증 서약만으로 감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참회'의 증거로 내민 장기기증 서약

지난해 5월,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최씨. 그는 상고 이유서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참회의 진정성을 보이고자 했다"며 자신과 부모가 2심 선고 직전 장기기증을 서약한 사실을 주요 감형 사유로 제출했다.


이 외에도 그는 '심신미약', '반성문 제출', '초범' 등을 주장하며 형이 무겁다고 호소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씨는 피해자와의 혼인신고 문제로 부모가 학교에 소송장을 보낼까 봐 "퇴학당할 것이 극도로 두려워"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최씨의 참회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피해자 아버지는 "최씨는 사과 한마디 없었고, 그의 부모는 유치장에 있는 아들에게 하트를 그려 보내며 우리를 조롱했다"고 밝혔다.


감형 효과는 '글쎄'

그렇다면 최씨의 주장처럼 '장기기증 서약'은 법원의 감형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현행법상 장기기증 서약을 형사사건의 필수적인 감형 사유로 규정한 조문은 없다.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은 기증 행위를 '인도적 정신'과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을 뿐, 범죄자의 형량을 깎아주는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 판례를 보더라도 법원은 장기기증 서약을 독자적인 감형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음주운전 면허취소 처분 사건 등에서 장기기증 서약이 언급된 적은 있지만, 이는 피고인의 여러 사정 중 하나로 참고됐을 뿐, 법규 위반의 중대성을 넘어설 정도의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장기기증 서약은 범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개 행위다. 법원은 이 서약이 과연 '진정한 반성'의 표현인지, 아니면 형량을 줄이기 위한 '전략'에 불과한지를 엄격히 따져볼 수밖에 없다.


심신미약·초범 주장, 잔혹한 범죄 앞에선 무력

최씨가 내세운 다른 감형 사유들도 법원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심신미약: 단순히 주장만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범행 당시 정신 기능에 장애가 있었음을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법원은 이를 매우 엄격하게 판단한다.
  • 반성문 제출: 유족 측이 "어떠한 반성도 없었다"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형식적인 반성문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
  • 초범: 중요한 양형 요소이지만,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후 옷을 갈아입는 등 계획성과 28차례 공격 및 사체 손괴라는 잔혹성을 고려할 때 초범이라는 사실만으로 큰 감형을 받기는 어렵다.


재판부는 장기기증 서약과 같은 '범행 후의 정황'보다는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계획성 등 범죄 자체의 중대성에 훨씬 무거운 추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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