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변호사 칼럼 (4)] 공수처 설치? 차라리 '암호화폐 특별수사청'을 도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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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변호사 칼럼 (4)] 공수처 설치? 차라리 '암호화폐 특별수사청'을 도입하라

2019. 11. 08 11:1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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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slawy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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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관련된 규제가 전혀 없는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 시대⋯어떻게 흘러갈지 깜깜한 미래

암호화폐거래소 수만큼 관련된 사람, 재산도 상당하며, 그 얽히고설킨 난맥상이 그 범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정치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에 대하여, "검찰개혁을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더구나 입법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회법(제48조 제6항)을 전면적으로 위반한 권은희·오신환 의원에 대한 불법 사보임, 국회의장의 위법한 경호권 발동, 법률안 팩스접수·전자 접수의 무효성, 외부세력들의 국회 침입과 빠루·해머·장도리의 등장, 부의·상정 과정의 국회법 위반 논란 등 국회의장부터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수사받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이런 수많은 위헌·불법 논란을 무릅쓰고 문제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정치 세력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 진정성을 신뢰할 수도 없다.


독극물에 오염된 한강에서 탄생한 영화 속 '괴물'처럼 이렇게 오염된 입법 절차 속에서 탄생한 법률은 얼마나 큰 괴물이 될지, 현실판 여의도 괴물 탄생 징조에 대한 암울한 기대마저 생기려고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 민정수석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3년 넘게 방치했던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애달프도록 서둘러 공수처를 도입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의심스럽다. 신설 국가기관은 탄생 후 최소 1~2년은 그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고, 공수처의 막강한 권한에 대한 견제로 인해 자칫 그 기능을 하기 전에 폐지될 수도 있는데, 도입을 강행하는 것이 정상적인가. 사실상 검찰 무력화 용도로밖에 볼 수 없다. 특히 권력형 비리들에 대한 수사 무력화, 결국 현 집권 여당 관계자에 대한 수사 무력화가 아닌가.


현실과 동떨어진 공수처 도입이슈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현실을 돌아보면, 수사기관 곳곳마다 필요한 일들이 많은데, 쓸데없는 논의로 힘을 빼고 있다. 국론분열, 국력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요즘 암호화폐와 관련된 사건을 의뢰받다 보면, 그 영역이 사기, 횡령, 배임은 물론이고 탈세, 노동, 외환거래, 자금세탁, 해킹 등 그 특이성과 전문성, 그리고 광범위함에 놀란다. 때로는 암호화폐가 특정 정치 세력이나 북한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범죄집단이나 반국가단체와 결합되면, 나라를 휘청거리게 할 만큼 대형부패사건이 터지거나 국가안보나 국민재산, 사회질서 유지에 큰 위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실제로 특정 사건은 간혹 그러한 징후나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조국 사태를 통하여 본 사모펀드의 가상화폐 투자 청산은 부패 케이스이고, 작년 빗썸 해킹 사건의 후자의 예일 것이다. 빗썸의 경우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수사기관 발표에 의해 북한소행인 것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북한은 국무위원회 직속 정찰총국에서 사이버전담부서로 기술정찰국을 두고 있으며, 이 조직이 해킹 등 사이버 공작을 담당하고 있다.


라자루스(Lazarus), 천리마, 리퍼(reaper) 등이 바로 기술정찰국이 운용하는 해킹집단이다. 실제로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이 라자루스 악성코드와 국내 대형 암호화폐거래소 해킹 코드에 쓰인 코드가 동일하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탈취 규모가 최근 몇 년간 드러난 것만 2조 4000억 정도라는데, 드러나지 않은 범위까지 합치면 상상 이상일 것이다. 김정은이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쏠 수 있게 하는 핵심재원 중의 하나가 아닌가.


현재 대한민국에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규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에 대해서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몇 개사에 그치고 있다), 누구나 적은 자본과 특별한 기술·지식이 없더라도 설립이 가능하다. 너무 쉽게 설립이 가능해서 국내 암호화폐거래소가 300개를 넘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지나치게 많다.


북한 조직이 운영하는 전문 해킹집단에는 빗썸 등 나름 정비된 거래소도 뚫기 어렵지 않은데, 보안 등이 없거나 허술한 암호화폐거래소는 너무나 달콤한 먹잇감이 아닐까.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국제기구 등에 보고된 해킹 사건 수보다 훨씬 많은 해킹 피해들이 발생하고 있다. 암호화폐 관련 사기 등 고소 사건에서 피의자인 암호화폐거래소 측의 단골 변명 중 하나가 해킹일 정도다.


현실과 동떨어진 공수처 도입이슈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전경. /연합뉴스


암호화폐거래소 수만큼 관련된 사람, 재산도 상당하며, 그 얽히고설킨 난맥상이 그 범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피해자 숫자도 영역도, 피해 수법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막상 관련 사건으로 수사기관에 고소·고발을 진행하면, 이 사건이 잘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사담당자도 1명인 경우가 많고, 암호화폐에 대한 문외한이거나 관련 지식이 적은 담당자는 고개를 저으며 난처해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문성이 있는 수사관을 만나 신속히 진행되어 쾌재를 부르는 때도 있지만, 담당 수사관이 수사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명확성의 원칙, 유추해석금지의 원칙 등 죄형법정주의가 흐르는 형사법 실무영역에서 법률에 단어 하나 없는 암호화폐 사건을 다루는 고충도 이해되긴 하지만,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암호화폐 영역에 뛰어들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암호화폐 관련 사건을 고소·고발할 때, 경찰의 경우 지능범죄수사대나 사이버수사대에 배당될 수 있도록 별도의 표지를 하고, 검찰의 경우 사건이 금융조사2부가 있는 남부지검 관할이 되게 할 수 없을지를 고민한다. 배당 이후에는 그 수사담당자를 신뢰하고 맡겨야겠지만,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의 고충과 지연은 돈과 암호화폐를 잃고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에게는 2중 고통일 수밖에 없다. 관련 법률이 없는 것은 3중 고통이고, 범죄혐의자들이 은닉한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것은 4중고통이다.


쓸모없는 공수처 설치법을 보며, 차라리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이슈 법안이 암호화폐 특별수사청 설치법이었으면 하는 몽상을 해본다. 4차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깜깜한데, 암호화폐 관련 법률이라도 있으면 어둠 속의 반딧불 정도라도 보일 텐데. 지금은 너무나 칠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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