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출퇴근 땐 노인 무임승차 제한 검토"…전면 폐지는 위헌, 시간 제한은 합헌?
이 대통령 "출퇴근 땐 노인 무임승차 제한 검토"…전면 폐지는 위헌, 시간 제한은 합헌?
부채 10조 돌파한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이 적자의 58%

중동 전쟁으로 기름값이 급등한 가운데 17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 역사가 이용객으로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하면서 이른바 '공짜 승차' 제도 개편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24년 기준 6개 도시철도의 당기순손실 중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비중은 무려 58.2%에 달한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에 집중도가 너무 높으면 괴롭지 않겠느냐"며 출퇴근 피크 시간대의 노인 대중교통 무임 이용 제한 방안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법적 권리인 '이동권' vs 지속 불가능한 '적자'⋯우선순위는?
적자에 허덕이는 도시철도의 현실과 교통약자의 이동권 중 법적으로 우선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법의 시선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다.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와 제34조(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국가 보호의무), 그리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명시적으로 근거를 둔 확고한 법적 권리다.
실제 법원 역시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법적으로 보호되는 권리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동권이 무조건 우선하는 절대적 가치인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두 가치를 단순히 서열화할 수 없는 상호 의존적 관계로 본다.
만약 도시철도의 재정 악화가 임계점을 넘어 서비스 질이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운영 자체가 중단된다면, 결국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의 이동권이 연쇄적으로 침해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비례원칙에 따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현행 제도는 '노인복지법' 등 중앙정부 법률에 의해 시행되면서도 그 비용은 지방자치단체와 도시철도 기관이 뒤집어쓰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무임승차 '전면 폐지' 시 위헌 가능성 높아⋯"시간 제한은 합헌 여지"
만약 심각한 재정난을 이유로 '노인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한 무임승차 정책을 아예 전면 폐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법조계에서는 "위헌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우선, 전면 폐지는 헌법 제34조 제5항에서 도출되는 국가의 보호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경제활동이나 의료 접근성 등 핵심 기본권과 직결된 혜택을 아무런 대안 없이 박탈하는 것은 헌법상 최소침해성 원칙을 어긴 것으로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나아가 일반 국민과 동일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해석되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피크 시간대 이용 제한'이나 '무임 기준 연령 상향' 등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제한은 위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동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건전성이라는 공익을 위해 이용 방식만을 조정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대안적 이동 수단을 확충하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