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가짜 사진 때문에 경찰 헛걸음…선 넘으면 범죄입니다
AI로 만든 가짜 사진 때문에 경찰 헛걸음…선 넘으면 범죄입니다
112 신고까지 부른 가짜 사진 소동
처벌 피하려면 '고의성' 없었어야

아내가 AI로 만든 사진을 남편에게 보내자, 이를 실제 주거침입 상황으로 오인한 남편이 경찰에 신고했다. /'생방송 오늘 아침' 유튜브 캡처
육아 휴직 중인 아내에게서 모르는 아저씨가 집에 들어왔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사진 속에는 낯선 남성이 아이 방을 활보하고 있었다.
놀란 남편은 즉시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한 집에는 아내와 아기뿐이었다. 사진 속 낯선 이는 온데간데없었다. 알고 보니 모든 것은 아내가 남편을 놀라게 하려고 AI(인공지능)로 만든 가짜 사진이었다. 단순한 장난이 공권력을 낭비하는 소동으로 번진 것이다.
장난이었는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성립할까
아내의 철없는 장난은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다. 형법 제137조는 위계(속임수)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이 혐의를 적용하기엔 까다로운 쟁점이 있다. 바로 '고의성'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자신의 속임수로 인해 공무집행이 방해될 것을 알고 의도했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아내의 속임수 대상은 1차적으로 남편이었다. 아내가 남편을 속여 그가 경찰에 신고하게 만들었지만, 애초에 경찰 출동까지 의도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만약 아내가 "남편이 진짜 신고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고의성이 없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반대로 남편의 평소 성향상 즉시 신고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이런 장난을 쳤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받을 가능성이 열린다.
장난의 대가, 돈으로 물어낼 수도
형사 처벌을 피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남을 수 있다.
경찰 인력과 장비가 헛되이 출동하면서 발생한 유류비, 인건비 등 행정력 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청은 악의적인 허위 신고자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들이 있다.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이미지 생성이 쉬워지면서, 이를 이용한 장난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가벼운 장난이 공권력 낭비와 타인의 피해로 이어진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